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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선거구 조정과 ‘부에나파크 지키기’

지난 22일 마무리된 오렌지카운티(OC) 수퍼바이저 선거구 조정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론의 여지 없이 라티노다.
 
지난 2001년에 이어 10년 만에 이루어진 이번 조정에서 오렌지카운티 최대 규모 라티노 밀집 거주 도시인 샌타애나와 애너하임 일부 지역 등이 2지구에 포함됐다.
 
마지막으로 채택된 5A1안을 포함, 올해 등장한 거의 모든 조정안은 샌타애나를 중심으로 라티노 주민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선거구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는 선거구를 획정할 때 소수계를 대변할 수 있는 선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연방, 가주의 유권자권리법을 충실히 따른 결과다.
 
이 법은 지난 수 년 동안 오렌지카운티의 여러 도시가 지역구별 선거제를 도입하도록 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오렌지카운티 주요 인종 비율은 백인 38%, 라티노 34%, 아시아계 22%다.
 


라티노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넘지만 지난 15년 동안 수퍼바이저를 배출하지 못했다. 오렌지카운티 최초의 라티노 수퍼바이저는 1988년 당선된 가디 바스케스다. 루 코레아 현 연방하원의원은 지난 2004년 사상 두 번째 라티노 수퍼바이저가 됐지만 2006년 가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보궐선거에서 코레아의 공석을 차지한 이는 재닛 우엔 현 가주 상원의원이다. 우엔은 당시 승리로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수퍼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번 선거구 조정 덕분에 라티노 커뮤니티는 머지않아 사상 세 번째 라티노 수퍼바이저를 배출할 전망이다.
 
라티노 커뮤니티가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둔 반면 아시아계는 선거구 조정 이전과 별 차이 없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특정 선거구에서 아시아계 주민 비율을 최대한 높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결국 채택되지 못한 2안은 베트남계가 밀집 거주하는 가든그로브와 웨스트민스터 등지와 한인이 밀집 거주하는 부에나파크, 라팔마, 사이프리스 등지를 1지구에 함께 묶었다.
 
그런데 2안은 한인들의 반발을 샀다. 부에나파크를 풀러턴, 브레아, 라하브라 등 한인들이 전통적으로 같은 생활권으로 여겨온 북부 도시들과 분리했기 때문이다.
 
OC한인회 권석대 회장, 조이스 안 OC한미시민권자협회장을 비롯한 한인단체 관계자들은 OC수퍼바이저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부에나파크를 OC북부 도시들과 분리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부에나파크를 현재처럼 OC북부 도시들과 함께 4지구에 묶어 놓은 5안 계열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1지구의 아시아계 주민 비율이 높아지면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반길 줄 알았던 이들은 한인들의 반발에 뜻밖이란 반응을 보였다. 아시아계 수퍼바이저 당선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선거구 조정안을 한인들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은 타인종들이 한인사회의 특성을 잘 몰랐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한인들은 수퍼바이저위원회 회의에서 부에나파크와 OC북부 도시의 관련성을 강조하고 부에나파크는 가든그로브와 별개의 생활권에 속한다고 반복해 설명했다. 또 한인과 베트남계는 같은 아시아계지만 문화와 정서, 종교 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점도 지적했다.
 
OC북부 지역은 OC한인 정치력 신장의 전진 기지와도 같은 곳이다. OC한인의 약 70%가 북부 지역 도시에 거주한다. 풀러턴, 라하브라, 브레아 등지와 부에나파크를 분리하면 북부 지역 한인의 정치력 분산이 불가피하다.
 
한인들의 반대가 주효한 덕분인지 결국 부에나파크는 OC북부 도시들과 함께 4지구에 남게 됐다. 한인들은 적극적인 의견 표출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것이야말로 올해 선거구 조정에서 한인 사회가 거둔 가장 큰 소득이다.

임상환 / OC취재담당·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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