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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산길 둥치에 앉아

 구절초의 계절에
 
산길을 가다
 
지친 숨 가누려
 
언덕길 둥치에 앉으면
 
친친 감긴 나이테
 
아직 젊음으로 남은
 
가라앉은 시간들 요동쳐
 
서늘하던 바람
 
싸늘하게 몸을 감싼다
 
모랫길 끝난 꽃길을 돌아
 
만난 벼랑에서의
 
좌절과 갈등 속에 바라 본
 
머언 하늘 뜬 구름에
 
프레임을 씌우면
 
상처마저 위로가 되어
 
더 크겐 축복이었고
 
빗물 속 빛살이 되어
 
고향길로 이끌어
 
산등성이에 올라선
 
어디로 가야할지  
 
말 못하겠다
 

김신웅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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