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비시민권자에게도 투표권
시의회, 내달 9일 조례안 표결
시 차원 로컬 선거로 제한
2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의회는 내달 9일 열리는 본회의 표결에서 '아워 시티 아워 보트'(Our city, Our Vote)로 불리는 조례안(Int.1867)을 가결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거부권(veto) 행사를 무효화할 수 있는 시의원 3분의 2(51명 중 34명) 이상의 동의도 얻은 상황이다.
이다니스 로드리게즈(민주·10선거구) 의원의 주도로 시의회에 상정된 조례안은 뉴욕시에서 30일 이상 거주한 합법 노동자 및 영주권자에게 주·연방차원의 선거를 제외한 시장·감사원장·시의원·공익옹호관·보로장 등 로컬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투표권을 부여한다.
여기에는 불법 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 수혜자인 드리머도 해당된다.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영주권자 및 합법 노동자를 위한 별도의 유권자 등록 양식을 발행하게 되며, 시민권이 없는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는 뉴욕시 선출직만 기재된 별도의 투표용지를 작성하게 된다.
NYT에 따르면 조례안이 시행되면 투표권을 받게 될 이민자는 80만8000명으로 추산된다.
뉴욕시 선관위가 밝힌 올해 본선거 뉴욕시 등록 유권자가 490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16%가 넘는 신규 유권자가 추가되는 것이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조례안이 주법에 어긋나기 때문에 주의회 단계에서 논의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조례가 영주권자들의 시민권 취득 동기를 뺏을 것이라는 우려도 표했다.
반면, 내년 취임 예정인 에릭 아담스 시장 당선자는 영주권자의 투표권 행사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NYT에 따르면 시의회 고문 변호사와 투표권 관련 전문가들은 조례안이 법률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고, 로컬 선거에서 투표권을 확대하는 것을 금지하는 연방법이나 주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비시민권자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은 미국에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건국 후 약 150년 동안 40개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비시민권자의 투표를 허용했고 1920년대까지는 비시민권자의 출마를 허용하는 곳도 있었다.
심종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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