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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책읽기가 주는 소중한 교훈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1년 동안 읽은 책의 명단을 적어보곤 한다. 그동안의 정신적 방황을 되살피는 일이다. 안타깝게도 읽은 책의 명단이 점점 줄어든다. 전에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권 이상은 읽었는데 요새는 많이 줄었다. 나이를 먹으니 눈이 빨리 피곤해지는 탓도 있고, 컴퓨터에서 정보를 얻고 유튜브 같은 영상물을 전보다 많이 보는 탓도 크다. 결국은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슬픈 예언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실감이 들기도 한다.
 
그런 생각이 들면 책을 더 많이 읽어야지, 악착같이 읽어야지 하며 정신을 바짝 차리곤 한다. 특히 미주 한인작가들의 책은 정성껏 읽으려 애쓴다. 다른 사람들이 내 책을 진득하게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정성껏 읽는다.
 
오래전에 읽은 좋은 글 하나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 아폴로 박사로 유명한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가 어머니를 그리며 쓴 글의 한 구절이다.  
 
“나는 저녁밥을 먹은 뒤 그냥 누워서 책을 꺼내 읽었다. 밥상을 치운 후 방으로 들어오신 어머니가 나를 불러 일으켜 앉히셨다. ‘경철아, 네가 소학교 때는 철이 없었다 해서 그냥 두었지만 책을 읽을 때 쓴 사람의 노력과 정성을 생각해 봤니? 그 책을 쓰신 분이 너같이 누워서 쓰시지는 않았겠지? 그분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어떻게 감히 누워서 책을 읽을 수가 있겠느냐? 앞으로 책을 읽을 때는 똑바로 앉아서 읽도록 해라’하고 타일러주셨다. 이 말씀에 나는 전류가 흐르는 것 같은 감명을 받았다. 그 후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반드시 저자들의 노고를 생각하면서 바른 자세로 읽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월간 ‘마음수련’에서.
 
이 글을 읽는 나도 전류가 흐르는 것 같은 감명을 받았다. 드러누워서 읽다가 벌떡 일어나 똑바로 앉았다.
 
그렇다, 나는 내 글이나 책이 이렇게 읽히기를 감히 바란다. 간절히 바란다. 그럴만한 값어치가 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다른 이들의 책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단정하게 앉아서 정성껏 읽으려 애쓴다. 그렇게 읽으면 그 정성이 지은이에게도 전해지리라고 믿는다. 그런 독자가 많아지면 세상이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하고 싶다. 문화 예술에도 마땅한 대가를 지불하는 당연한 풍토가 우리 한인사회에도 정착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책은 돈 내고 사서 읽고, 음악회나 연극이나 무용공연 등도 입장권을 사서 감상하자는 이야기다.
 
안타깝게도 지금 한인사회에서는 이런 지극히 당연한 일이 무시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공짜다. 그런데 공짜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돈을 내고 사서 보고 읽어야 관심도 깊어지고, 진지하게 감상하게 된다.
 
문학 분야로 좁혀서 이야기하자면 책을 사서 읽자는 캠페인이라도 펼치고 싶다. 글쟁이들끼리 만이라도 우선 실천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출판기념회를 열어서 식사 대접하고 책은 공짜로 나누어주고, 주위에 우송료 들여 무료 증정하는 식의 습관에서 벗어나자는 이야기다. 그래야 발전할 수 있다. 공짜로 받은 책은 귀하게 여기며 정성껏 읽게 되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장님 제 닭 잡아먹기가 될지언정 나부터라도 책은 사서 읽기를 실천할 생각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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