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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경영하여 -김장생(1548~1631)

 초가 한 간(間) 지어내니
반 간은 청풍(淸風)이요  
반 간은 명월(明月)이라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 병와가곡집
 
비워야 보인다
 
조선 선비의 멋과 기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10년을 경영하여 초가 한 간을 지어냈으니 그 청렴함은 배운 이의 자랑이었다. 초가의 반 간은 맑은 바람으로 채웠고, 나머지 반 간은 밝은 달로 채웠다. 그리고 강산은 집안에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겠다 하니, 강산이 선비의 병풍이 됐다. 지도자들의 이런 청렴 정신과 풍류가 조선 왕조 500년을 이어온 힘이었다.
 
이 시조를 지은 사계(沙溪) 김장생은 늦은 나이에 벼슬을 시작하고 과거를 거치지 않아 요직이 많지 않았지만 인조반정 이후로는 서인의 영수 격으로 영향력이 매우 컸다.
 
이 시조는 ‘면앙정잡가’에도 실려 있어 송순의 작품이라는 설이 있다. 오랜 세월 널리 불린 선비들의 롤모델이기도 했다. 조선의 선비들은 청빈이 자랑이었으며 청백리는 벼슬아치들의 이상이었다. 돈을 둘러싼 추문들이 넘쳐나는 시대. 지도자의 품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시조다.
 
인간사의 혼탁함과 무관하게 천하는 눈부신 가을이다. 이 가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시선을 자연으로 돌려보는 여유로움을 가져보심이 어떠한가. 비워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니까….
 

유자효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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