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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홧김에' 한인 충동 자살 많았다

LA카운티 검시국 통계자료 분석<하>
사업 재기 등 어려움 탓
젊은층 자살 증가 위험

LA카운티에서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인들이 올해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본지 11월 12일자 A3면〉, ‘충동적 자살’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음주 등을 통해 우발적인 자살시도를 하는 것이다.  
 
반면, 올해의 경우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 되면서 사업 재기 혹은 사회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층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정신질환과 관련 신고를 받고 현장에 파견되는 LA카운티정신건강국 정신질환 모바일 대응팀(PMRT) 윤수태 임상사회복지사는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한인들의 자살 시도 관련 신고가 눈에 띄게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상당수가 비즈니스를 하는 30~50세 한인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사업 실패로 극단적 시도를 하는 경우”라며 “예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기보단 술을 마시고 약물을 과다 투여하는 등 충동적인 자살 시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경우 스스로 자살시도를 했다고 잘 인정하지도 않아 후속 조치가 힘들다”고 말했다.  
 
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박사도 경제적 위기 속 자신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지 못한 장년, 고령층 한인들의 자살이 많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 박사는 “갑자기 사업이 주저앉거나 수입원이 끊겼을 때 특히 가장인 남성들은 무거운 책임감과 체면 손상으로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증을 경험할 수 있다”며 “하지만 감정 표현·분출에 미숙한 대다수 한인 남성들은 본인들이 우울증이라는 것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우울한 것을 넘어서 식사메뉴 선택도 못할 정도로 인지 작용에 문제가 생기거나 피로감, 편두통, 복통 등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본인이 정서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술을 멀리하고, 극한의 상황 속 미리 갈 곳 3곳과 전화할 사람 3명을 미리 적어놓는 것도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모든 것이 정상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전문가들은 경제활동 인구인 젊은층의 우울증·자살 위험을 경고했다.  
 
실제로 한인가정상담소의 올해 상담 요청 통계에 따르면 평균 한 달 80여건이었던 요청 건은 8월이 되자 123건, 9월 117건 등으로 급증했다. 이는 LA시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캠퍼스 수업을 재개한 시기와 맞물린다.  
 
한인가정상담소 이미리 매니저는 “팬데믹 동안 집에 있다가 다시 사회적 교류 및 활동을 해야 하는 젊은층들의 상담 요청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LA정신건강국 김재원 트레이닝 코디네이터는 “다 같이 힘든 위기 땐 오히려 자살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정상으로 돌아가는 이 시기에 여전히 재기나 사회생활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층의 자살이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겪는 사람을 위한 24시간 긴급 상담 전화(1-800-854-7771)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통역은 “Korean please”라고 요청하면 된다. 전화 후 2번을 누르거나, 855-952-9276로 연락하면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 등 생활 고충 상담도 가능하다.
 
 

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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