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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이경복 전 세탁협회장

“시카고의 추운 겨울, 체질에 맞아요”

이경복 전 세탁협회장

이경복 전 세탁협회장

“지난 1996년 1860개였던 세탁공장이 지난해 500개로 줄었다. 그만큼 한인 경제도 위축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시카고 북 서버브 알링턴하이츠에서 세탁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경복(사진•74)씨의 말이다. 그는 33년간 세탁업에 종사하면서 일리노이한인세탁협회장, 미주한인드라이크리너스총연 회장 등을 역임한 미주 한인 세탁업계의 산증인. 1990년대 환경법이 이슈가 되면서 한인세탁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는데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고 이는 고스란히 한인 세탁업체들에 전달됐다. 현재 세탁공장 기준으로 한인이 운영하는 업소는 200~300개 정도로 추산된다.  
 
“협회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들을 보면 타 주로 옮기거나 트럭 운전을 하는 등 다른 업종으로 바꾸며 세탁업을 떠난 분들이 많다”는 그는 자신 역시 함께 일하던 직원 없이 직접 카운터를 보고 기계를 작동하기도 한다.
 
충청남도 한산 출신의 이 씨는 충남대 공대를 졸업하고 인쇄업을 하다가 지난 1986년 10월 미국에 왔다. 여동생 부부가 미리 살고 있었던 인연으로 시카고에 터를 잡았다. 그는 당시 간경화 선고를 받아 늦기 전에 미국이나 한번 와보자라고 했던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실제로 시카고에 살다 보니 공기가 좋고 사계절이 있어 맘에 들었다. 체질적으로 추운 날씨가 맞다는 이 씨는 “당시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시카고에 오고 난 뒤 회복됐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됐다. 나에게 시카고에서의 삶은 더불어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30여 년 전부터 복용하기 시작한 산삼은 직접 채취해 복용하며 큰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한인들이 허가된 채취 시기도 아닌 때 마구잡이로 캐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한인사회서 누구 못지 않게 활발한 봉사 활동을 했던 그는 이즈음 골프도 치지 않고 가끔 지인들과 만나 식사하며 두 살, 네 살, 다섯 살 된 손주들을 보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한인회 수석부회장과 평통 부회장, 충청도민회장, 지구촌 충청회, 세탁총연 업무차 다른 지역을 많이 다녔다는 그는 보스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주민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 대륙에 처음 발을 디뎠던 플리마우스와 영국과의 독립전쟁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 있는 유적지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시간이 되면 손주들과 함께 서부 그랜드캐년 등지를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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