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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생사 처방전

최선주

최선주

손으로 물을 쥐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많은 것들 가운데 하나로 행복을 들 수 있다. 행복은 쉬이 잡힐듯하다가도 놓치는 아쉬움이 있어 파랑새로 비유되기도 한다. 어릴 때나 젊어서는 남들이 하는대로, 세상이 가르쳐주는대로, 사회가 당연시 여기는대로 삶을 정의하며 살아가지만 나이가 들어가면 남이 아닌 자신이 정의하는 삶과 인생, 행복과 불행의 의미에 대해 숙고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의 정의로 일상의 삶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일들의 합계를 생각한다. 서로 서로 좋은 일, 궂은 일을 알아주고, 축하하거나 기념할 날을 기억해주고, 친절한 말과 소소한 선물을 통해 관심을 주고 받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고,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가치 있는 사람으로 들어있다고 느낄 때 사람들이 느끼는 마음의 상태로서의 행복이다. 그런 일들은 한결같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즉 행복은 선택이다.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관계의 방향이 결정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행, 불행의 여건이 형성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날마다 매순간마다 행, 불행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다. 인생은 그렇게 지속되다가 유한점에 다다르는 날이 온다. 기독교 신앙은 죽음을 넘어 계속되는 삶을 약속한다. 구원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되는 길이다. 인생에서의 행, 불행의 선택처럼 하나님을 믿거나 거부하는 것 또한 사람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생과 사에 대한 즉석 선택에 대한 좋은 예가 구약에 나온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광야에서 떠돈 지 38년째 되던 해에 일어난 사건이다. 피곤에 지친 사람들은 하나님과 모세에 대해 심한 불평을 했다. 그 불평의 대가는 사막에 나타난 불뱀에 물린 사람은 다 죽어 나가는 벌이었다.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가운 데서 모세에게 나아와 하나님과 모세에게 죄를 범했다고 고백하며 모세에게 도움을 간청했다. 모세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하나님이 주신 해결책은 먼저 청동으로 만든 구리뱀을 막대에 달도록 한 후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바라보면” 살리라는 말씀으로 죽음을 면하는 처방전을 내리셨다. 신약에서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예수는 이 사건을 예로 들면서, 막대에 달린 뱀을 바라보면 살듯이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믿으면 산다는 답을 주셨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 허망하기까지 한 처방전은 비웃음을 사고, 외면당하고, 괄시를 받아왔다. 뱀에 물려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그 따위로 몸 속에 든 독이 가시겠냐고 실소하며 자신의 지식과 자존심을 내세우다가 끝내 죽어간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바라보는 것이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련만, 평소에 하나님과 모세를 믿지 않고 불신한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갈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막대에 달린 불뱀 사건이나 예수의 십자가 사건은 생사에 관한 처방전임에도 자신의 지식과 판단이 더 중요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그것은 웃기는 이야기이거나 실소하며 간과할 내용 이상은 아닌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이 극한 죄로 정의한 인간의 교만이다. 어차피 인간의 지식으로는 죽음 저편의 내용이 가늠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쉽게 선택하고 기대해 볼 수 있는 영생의 처방전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일 것이다. 나중에는 어찌 되거나 당장 원하는대로, 몸에 붙은 습관대로 살리라는 나태한 이유에서거나, 누가 내린 처방전이든 자신이 이해하고 판단하는 내용대로 죽으면 끝이라는 나름 확실한 소신파들이다.  
 


공짜로 천명된 처방전, 예수가 요한복음(3:14)에서 직접 하신 말씀을 보라:“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인 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영원한 행복의 기회마저 저버리는 선택 또한 각자의 몫이다. [종려나무교회 목사, Ph. D www.palmtreechurch.org]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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