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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산인가 사막인가

 2007년, 남편의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 집회에 동행했다. 남편은 부흥회, 나는 가정세미나 인도 후, ‘귀빈’을 위해 마련된 특별 보양식이 나왔다. 특별히 얼려놓았던 ‘그’ 고기였다. 앗, 남편도 나도, 그거 못 먹는다. 그래서 교회 분들만, 미안해하시면서도 신나게 드시던 기억. 이민 초창기 카메라가 귀하던 시절, 마을마다 들어가 찍은 사진을 포토샵을 통해 피부색을 보기 좋게 현상해서 갖다 주어 많은 돈을 벌었다는 그곳 교포들은 당시는 물 사업 등을 하고 계셨다.  
 
집회 후 찾아간 마을에서는, 준비해 간 진통제와 비타민을 단 몇 알이라도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끝이 없었다. 미국에서 먹지도 않은 채 버려지는 약들이 생각나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초대받아 간 추장님 댁, 화려한 채색의 천을 휘감은 추장님이 휴대폰을 턱 꺼내더니 아들에게 전화한다. 코카콜라 사 오라고. ‘추장’에 대한 나의 환상이 확 깨지던 순간이었다. 그 추장님 머리에 손을 얹고 ‘주님을 알게 해달라고’ 안수기도를 하던 용감한 남편도, 한 명 한 명 바다에서 침례를 받을 때마다 북을 치며 찬양하던 해변 세례식의 감동도 잊을 수 없다.  
 
일정을 끝내고, 화폐 가치 차이로 국경에서 돈을 한 가방 주고 비자를 받아 건너간 가나에서는, 여호와는 나의 목자 미용실, 시 23 식당 같은 간판들이 재미있었다. 엘미나 노예 성에서, 그 작은 방들에 백 명이 넘는 노예들을 ‘차곡차곡’ 쌓아놨다가 유럽으로 노예선에 태워 보냈다는 것을 들을 때, 그 와중에도 여자들을 밤마다 올려보내는 데 사용됐다는 총독 방과 연결된 천장의 작은 문을 볼 때, 후손들의 원한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때 하룻밤 묵었던 부수아 비치는 내게 아주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곳은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Shifting Sands)’의 저자인 스티브 도나휴가 사하라 종단 후 도착한 바닷가이기도 했다. 이십 대에 그저 ‘따뜻한 해변을 찾아’ 내려가다 사하라를 종단하게 되었지만, 이후 이혼이라는 사막을 걷게 된 사십 대의 그는 삶을 사막으로 표현한다. 인생이 단기적으로는 산꼭대기를 목표로 올라가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목적지가 불분명한 사막을 걸어가는 것에 더 가깝다는 그의 생각은 살수록 공감이 간다.  
 
남편도 나도 당시 지극히 힘든 사막을 건너는 중이었다. 2005년 진단받고 완치로 믿었던 대장암이 2007년 폐로 전이되어 다시 항암을 시작했을 때였다. 죽더라도 설교하다 강단에서 죽겠다며, 항암 중에도 모든 목회나 집회 일정을 감당하던 그는, 그해 봄예정돼있던 아이보리코스트 일정을 강행했다. 나와 달리 외모를 아주 아주 심하게 신경 쓰던 그의 머리가 뭉텅뭉텅 빠지기 시작한 곳도 이 부수아 비치에서였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한 움큼씩 빠지던 머리카락, 돌아오는 길 경유한 그 화려한 파리는 내겐 통하지도 않는 말로 가발을 구하러 다녀야 했던 어렵고 힘든 사막일 뿐이었다.  
 
토요일, 평생 어려운 일이란 없을 것 같던, 아끼는 예쁜 샘의 아직 너무 젊은 남편 천국 환송 예배에 참석했다. 그녀가 한동안 걸어야 할 그 사막을 걸어본 나의 가슴은 무너졌다. 하지만 사막에도 길과 오아시스는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충분히 건널 수 있는 곳임을 친구가 알게 되기만을 기도한 저녁이었다. 인생이라는 사막을 걸어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 스티브 도나휴의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 대해 다음 칼럼부터 조금 나눠보려 한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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