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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칼럼] 낙엽 한 장과 제비 한 마리

최근 FRB, OECD 등 다수 경제전망 기관은 지난 9월에 미국의 2021년 연간 GDP성장률을 당초 전망치보다 약 1%포인트 낮춰 6% 내외가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10월 28일에 미국의 금년 3분기 GDP성장률(전기비 연율기준) 실적치가 금년 상반기 성장률에 비해 상당폭 낮은 수준인 2.0%로 발표되면서, 이들 기관의 성장전망 하향 조정의 타당성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금년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의 성장속도가 감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주로 제기되고 있다. 우선, 공급 병목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투입원료를 적시에 현장에 전달하지 못함에 따라 기업 생산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는 구인난에 따른 인력부족으로 기업의 생산활동이 제약받고 있다는 점이다. 트럭 기사가 부족해 항만에 적재된 물류를 제때 수송하지 못하고 있으며 식당, 숙박 등 대면서비스 업종에서도 종사자가 부족해 임금이 빠르게 오르며 물가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끝으로 3분기중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경제주체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처럼 금년 하반기 이후 미국 성장속도가 다소 둔화됐다는 점을 들어 향후 미국 경제의 진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미국 경제의 성장속도 감속은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이미 예견된 현상이다.  
 
국가 경제에도 물가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충분히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수준인 잠재 GDP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미국 경제의 잠재 GDP 성장률(CBO 추정, 2021년 7월 기준)이 약 1.9%인 점에 비추어 보면, 미국 경제는 금년 상반기에 상당히 큰 폭으로 이를 상회하여 성장해 왔으며 금년 3분기 GDP성장률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는, 미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간 실시된 다양한 경기부양 정책, 서비스 소비 이연 등으로 인해 가계가 보유한 초과 저축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가계 건전성도 양호해 민간의 소비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실업률이 계속 하락하고 취업자 수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소득여건도 이러한 소비여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수주, 매출, 수익 등 기업활동과 관련한 실물지표가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고 경제내 부문간 자금흐름이 양호한 가운데 자산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금융지표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미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끝으로 백신보급 확대, 생산시설 증대 등으로 인력난, 공급 병목현상 등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향후 미국 경제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천하에 가을이 왔음을 안다”는 익히 알려진 고사성어가 있는데, 이 말의 속뜻은 사소한 현상을 보고도 소홀히 다루지 말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시시각각으로 발표되는 다양한 경제지표를 통해 향후 경제의 향방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한편으론 최근과 같이 경제지표가 불확실하게 크게 변동하는 상황에서는 경제분석가들에게 명확한 근거없이 성급한 판단을 내려 잘못을 범하는 우를 피하라는 “한 마리 제비가 여름을 가져오진 않는다(One swallow does not make a summer)”라는 속담이 던져주는 지혜도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김태경 / 뉴욕사무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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