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한국산, 김치 진열대가 비었다
농협·풍산 등 한국산 김치들 실종
LA항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한국산 김치 공급 부족과 김치 가격이 급등해서다.
지난주 LA 한인타운 마켓에서는 한국 수입 김치 중 CJ 비비고를 제외하고 종가집, 동원 양반, 풀무원, 농협 풍산김치, 하선정 등의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달 29일~31일 한인타운 마켓에 2주 만에 종가집 김치가 입고됐는데, 풀무원, 풍산 농협 김치, 동원 양반 김치 등은 여전히 구입할 수 없었다.
종가집측에 따르면 LA항에 김치를 실은 선박이 도착해 있지만 하역이 밀려있고 해결돼도 픽업이 어려워 이번 입고된 김치가 소진되면 언제 다시 들어올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태다.
현재 LA항에 도착한 김치는 최대 3주 동안 묶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 마켓 강정완 매니저는 “LA항 물류대란이 한국산 김치 수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농협 풍산 김치는 3주째 입고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치 품절로 구입도 어렵지만 들어와도 운송비를 비롯한 각종 인건비 상승으로 한국산 김치 가격도 5~10% 상승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김치 공급 부족으로 개성 김치, 오씨네 김치, 쌍둥이 김치, 김치랑, 친정, 대원 장모사랑, 김치나라 등 남가주 현지 생산 김치와 마켓에서 직접 만든 김치의 판매량 반등을 예상했지만, 소폭 증가에 그쳤다.
포기김치 최저 가격은 대원 장모사랑 11.99달러로 대부분 현지 생산 포기 김치 한 병이 20달러가 훌쩍 넘는다. 이렇게 현지 생산 김치 가격도 1~3달러 정도 오르며 가격이 비싸지자 수요가 많이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개성 김치 해리 양 대표는 “배추 뿐만 아니라 마늘 등 김치 재료 가격이 3~4배나 올랐다”며 “용기, 라벨, 인건비 등이 상승해도 김치 가격은 일부 종류만 1달러 정도 올린 상태”라고 말했다.
자주 먹는 한국산 김치가 동나고 현지 생산 김치 가격도 상승 추세이자 직접 김치를 담그려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배추, 무, 마늘 가격도 동반 상승 중이다.
배추 가격은 1박스에 40달러로 팬데믹 이전 15~18달러에 비하면 2배 이상 상승했다.
마늘 가격도 30파운드에 거의 200달러, 5파운드에 28.99~29.99달러다. 팬데믹 이전 5파운드는 5.99달러에 불과했다.
파 가격은 1단에 69센트까지 치솟았다. 그나마 2단에 1달러로 하락했지만 이전 10단에 1달러와 비교하면 5배나 폭등한 셈이다.
한국산 김치 공급 부족 여파로 마켓에 김치 종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주로 한국에서 수입되는 백김치, 고들빼기, 열무김치, 깍두기, 묵은지 등 소포장 김치는 재고가 바닥나면서 아예 선반이 텅텅 비었다.
지난 주말 갤러리아 마켓에서 만난 이준호 씨는 “자주 구입하는 한국산 소포장 열무김치를 구입하러 두 번째 왔지만, 여전히 없다”며 “대신 현지 생산한 열무김치를 샀다”고 말했다.
시온마켓 버몬트점 제이 방 지점장은 “농협 풍산 김치는 빠르면 이번 주에 입고 될 것”이라며 “배추와 무 등 김치 재료도 하락할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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