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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의사, 돌팔이, 사기꾼

코로나를 핑계로 진료 일선에서 물러나니 좋은 점이 많다. 예전에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빴다. 오락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거의 꼴찌에 자리했다. 나뿐 아니라 활동하는 연령대의 많은 여성이 그랬을 것이다.  
 
이젠 크고 작은 짐 보따리를 내려놓고 사회봉사에 신경과 시간을 쓴다. 좋은 친구도 생겼다. TV다. 컴퓨터로 글을 쓰고, 일 처리를 하지만 TV는 다른 방법으로 나를 세상과 연결해준다.
 
요즘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넷플릭스를 통해 보았다. 데스게임이 소재인 드라마는 폭력과 욕설 장면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빚에 쫓기는 신용불량자와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 노인 등 소수자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드라마에는 빚을 지고 게임에 합류한 의사가 살인과 장기 매매의 하수인으로 나온다.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는 의사들을 정의롭고 박애심이 많게 그린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장기 밀매에 협조하는 의사에 관한 내용이 현실성이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슬프지만 전혀 없는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의료 사고는 의도적이 아니고, 진단이나 치료과정 중에 생긴 사고로 생명을 잃거나 정신적·육체적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를 뜻한다. 한국말로 의인병(醫因症), 영어로는 ‘iatrogenic disorder’라고 한다. ‘iatro’는 의사처럼 치료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1920년대에 생긴 단어이다. ‘-genic’은 단어의 끝에 붙어 의미를 부여하는 말로 ‘생기다’, ‘발생하다’의 뜻이다. 합치면 ‘치료에 관련된 사람으로 인해 생긴’이라는 뜻이 된다.  
 
이와 달리, 실력 없는 의사가 능력의 한계를 넘는 의료 행위를 하거나 이익을 목적으로 환자를 모으고 부정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전자는 돌팔이, 후자는 사기꾼이라 부른다.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 환자를 속이거나 악용해서 상처를 주는 불법행위를 하는 부류는 의사의 탈을 쓴 사기꾼이다.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소셜워커도 종종 법망을 피해 사기 행각을 한다. 최근에 개봉돼 호평을 받은 ‘퍼펙트 케어(I Care a Lot)’가 이 같은 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의료 범죄를 다룬 블랙 코미디 영화인데, 재미있기보다는 불쾌했다.  
 
며칠 전에 CNN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거짓 정보를 퍼뜨린 유명 의사 4명에 대해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들이 퍼뜨리던 거짓 뉴스는 무서운 속도로 퍼졌다. 의료사기는 연방수사국(FBI)이 주와 지방 경찰, 사설 기관, 의료사기 예방단체, 보험회사 의료사기 적발 부서 등과 협력해서 수사한다. 올해 10월 한 달 동안 11건을 적발했다고 한다. 사기꾼에게 병원도 메디컬 그룹도 환자도 쉽게 속는 세상이다.  
 
캐나다 맥길 대학교 ‘과학사회 사무실(Office for Science and Society)’은 이러한 거짓 과학·의학 정보를 분석해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이미 올해 1월에 코로나 백신 관련 거짓 정보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이들의 모토는 ‘난센스에서 센스를 분리한다’는 것이다. 개인들도 ‘난센스’를 구별하고 ‘센스’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모니카 류 / 종양방사선학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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