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문, 연기에 도전하다
바이올렛(Violet)
‘바이올렛’은 문이 미모보다 연기력으로 도전하는 첫 번째 영화, 그리고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최초의 메이저급 영화이다. 배우 출신으로 작가, 감독, 프로듀서로서 주로 활동해온 저스틴 베이트먼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자신이 경험한 영화 프로듀서들의 세계를 배경으로, 화려해 보이지만 자아와 갈등하는 여주인공 바이올릿을 통해 누구나 경험하는 삶의 ‘결정의 순간들’을 뒤돌아본다. 지난 3월 토론토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다.
영화의 크레딧 자막을 따라가다 보면, 총책임자를 뜻하는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EP, Executive producer) 외에도 프로듀서들의 이름이 여럿 지나간다. 이들은 주로 펀드 레이징, 주요 스태프 고용, 그리고 배급자 섭외 등의 일들을 맡아 한다.
주인공 바이올릿(올리비아 문)은 젊은 나이에도 유능한 프로듀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카메라는 주로 영화 기획 일에 열중인 그녀의 일상을 쫓는다. 그녀는 할리우드의 명망 있는 상류층 인사들과 교제를 나누며 타 영화사들로부터 꾸준히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그녀는 동료들의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바이올릿의 마음은 불안함으로 차 있다. ‘의식의 흐름’의 형태로 등장하는 그녀의 내면 속 자아는 스크린에 자막으로 뜨기도 하고 음성(저스틴 테루)으로 들리기도 한다.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할 때, 머리와 가슴이 분리되어 서로 다른 자아가 늘 충돌한다.
어느 날 파티를 앞두고 어머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여행에 오를 채비를 한다. 그러나 바이올렛은 갑자기 장례식행을 포기하고 계획했던 파티를 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이제껏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모든 것과의 단절을 선언한다.
바이올릿은 세상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과 진정한 나의 이중적 자아가 대립하고 있었으며 그간의 갈등은 두려움에 근거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 순간 그녀가 갈구하든 혹은 거부해 오던 사랑(루크브레이시)이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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