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칼럼] “아는 것이 병이 된다”
이명덕 / 재정학박사
필자를 포함해서 재정상담가는 주식 전문가가 아니다. 주식 전문가라고 굳이 말한다면 뮤추얼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들이다. 펀드 매니저는 주식투자에 많은 경험과 경쟁을 통해서 그 자리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또한, 펀드 매니저는 자나 깨나 유망한 회사 선별을 위해서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인다. 상승하는 주식을 많이 보유해야 자신이 운용하는 뮤추얼 펀드의 수익률이 높고 그래야 많은 투자자가 투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펀드 매니저 중에서 약 20% 정도만이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보다 높다는 결과이다. 이것은 유망한 회사를 선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식 전문가도 하기 어려운 일을 개인이 직접 회사를 선택해서 투자한다. 본인이 똑똑(?)하고 투자에 대해서 무엇인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운전실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평균이 되려면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평균 이상으로 잘할 수는 없다. 이러한 마음으로 주식투자를 한다. 어느 정도의 자만감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주식투자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자만감은 사실 투자자 잘못만은 아니다. 월스트리트는 너도나도 투자할 수 있다고 부추긴다. 많은 정보를 빠르게 알려 준다고 한다. 거래 비용도 매우 저렴하다고 말한다. 개인 투자자가 많아야 금융업계는 손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년 막대한 돈을 광고와 선전으로 사용한다.
주말이면 골프를 즐기며 작은 내기를 친구들과 한다. 실력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타이거 우즈라면 어떠한 내기도 하지 않을 것이다.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은 로저 페더러가 상대 선수라면 당연히 내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길 확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식투자는 두려움 없이 소중한 돈을 투자한다. 주식시장에서는 상대방을 볼 수 없기 때문일 수 있다. 우리의 주식투자 상대방은 막대한 자금, 정보력, 등으로 무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성공하는 투자의 비결은 “주식투자에 내가 아는 것이 없다”라는 겸허한 마음가짐이다. 이러한 마음과 함께 다음 세 가지를 준비하기를 추천한다.
첫째, 과거 주식과 채권의 평균 수익률과 위험성(Volatility)을 함께 알아본다. 투자하는 목적(Goal)을 설정한다. 얼마 동안 투자하는지도 고려한다. 그리고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비율을 선택한다. 이것이 자산분배(Asset Allocation)이다.
둘째, 주식투자는 큰 회사, 중간 회사, 작은 회사, 외국 회사, 등으로 분산 투자한다. 채권 역시 짧은 기간, 장기간, 회사채, 국채, 등으로 분산 투자한다.
셋째, 주식시장이 최고점에 있든 폭락하든 꾸준히 정기적으로 투자한다.
끝으로 처음에 분산 투자했던 비율로 리발란스(Rebalance)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처음에 주식과 채권에 각각 50%씩 투자했는데 시간이 지난 후 주식이 60% 그리고 채권이 40%가 되었다면 각각 50%로 재분배하라는 뜻이다. 이것이 모든 투자자가 하고자 하는 “비쌀 때 팔고 쌀 때 사는 투자”다.
고사성어인 식자우환[識字憂患]은 '아는 것이 오히려 병'이라는 뜻이다. 어설픈 지식으로 피와 땀인 소중한 돈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문의: youtube 이명덕 재정계획, 248-974-4212
이명덕 / 재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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