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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미술관, 전시해설사 150명 무더기 해고

백인 역차별 논란 불러

세계적 명성의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이 60여년간 운영해온 전시해설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전격 폐지하고 대부분이 부유층 백인 여성인 자원봉사자들을 전원 해고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시카고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

 
2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카고 미술관이 최소 10년 이상 무급 자원봉사를 해 온 전시해설사(docent) 150여 명을 무더기 해고한 후 '백인 역차별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카고 미술관 운영진은 지난달 전시해설 자원봉사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프로그램 중단을 통보했다. 뉴욕타임스는 편지를 받은 사람 거의 모두가 '나이 든 백인 여성'이라고 전했다. 전시해설사들은 주로 단체관람객 또는 현장학습 온 학생들을 이끌고 미술관을 돌며 작품 소개와 설명을 한다.
 
미술관 측은 "프로그램을 유료 직책으로 전환하고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커뮤니티 구성원 누구나 전시해설사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인종적•경제적 다양성 및 형평성 확립 차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시카고 미술관의 공공참여 관리 총책에 오른 흑인 여성 베로니카 스타인은 "유색인종 고용 및 재정적 장벽 제거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새 프로그램이 자리 잡는 2023년쯤 새로운 절차를 갖춘 무료 자원봉사 제도를 재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콜로라도주에 기반을 둔 컨설팅펌 '에퀴티 프로젝트'에 자문한 결과, 전시해설사 프로그램이 부유층 백인 여성에 치우쳐 있고 유색 인종의 참여를 막는 장벽이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밝혔다.
 
에퀴티 프로젝트의 최고책임자 모니카 윌리엄스는 "이 프로그램이 시카고 미술관의 '순백화'를 영속화하고 있다"면서 "형평성 확립을 위해 때론 기존 시스템을 해체하는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술관 이사회 의장 로버트 리비는 "12년 전부터 전시해설 자원봉사자들을 새로 뽑지 않았다"면서 "필연적인 변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카고 트리뷴은 사설을 통해 "시카고 미술관이 오랜 시간 헌신적으로 활동해온 전문 자원봉사자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라며 "미국의 시류가 반영된 무자비한 행보"라고 평했다. 트리뷴은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바꿔 갈 수 있었다. 수입 또는 육아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최소한 현재 활동하고 있는 나이 많은 해설사들이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둘 때까지 하이브리드 모델로 갈 수도 있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또 유명 칼럼니스트 존 카스는 "미술관에 가서 명작을 관람하는 이들은 전시해설사의 인종을 의식하지 않는다. 그들의 지식과 열정과 의사소통 능력에 대해 생각할 뿐"이라며 "인종주의자들이나 피부색에 관심을 둔다"고 꼬집었다.  
 
전시해설사들은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에 충격을 표하며 미술관 측에 재고려를 촉구했다.
 
이들은 "다양성 확보 노력을 존중하고,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가 갖고 있는 작품에 대한 이해와 열정•헌신이 미술관을 더 많은 이들이 찾는 곳으로 만들어 가려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879년 개관한 시카고 미술관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보스턴 미술관과 함께 미국의 3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며 연간 관람객 수는 150만 명에 달한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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