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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PGA투어에 부는 한식 열풍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백범 김구 선생이 ‘백범 일지’에 쓴 내용이다. 당시 김구 선생이 언급한 ‘문화’가 지금의 한류와 같은 성격이 아니었을지라도, 우리 문화가 전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K팝, K드라마, K푸드 등 한류가 전세계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단연 한류 확산의 1등 공신이다. 팬클럽 ‘아미’들은 BTS 노래를 한국어로 따라 부른다. ‘가사의 의미’를 더 알고 싶어 한국어도 공부한다. BTS 춤을 배우려 한인타운을 찾는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인기도 못지않다. 문화적 자존심이 강한 프랑스 파리에선 ‘오징어 게임’ 팝업 스토어에 입장하려 수시간을 기다리던 사람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오징어 게임 패션, 달고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등이 유행이다. 지난 23일 LA한인타운에선 ‘오징어 게임’에서 소개된 게임 테마를 체험해 보는 이벤트가 열렸다. 오징어 게임 복장을 차려 입은 참가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팽팽한 긴장감을 직접 경험하며 짜릿해했다. 유튜브에도 오징어 게임 패러디 영상이 수두룩하다.
 
K푸드는 이미 한류를 이끄는 선두에 서 있다. 미국 주류 마켓에선 한국 라면, 소주 등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도 큰 공을 세웠다. 실제로 지난해 농심 미국 법인 라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5% 증가한 2502억원을 기록했다.  
 
이번엔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삼양라면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소주를 마시며 안주로 삼양라면을 끓이지 않고 먹는 장면이 관심을 끌었다. 라면을 스낵처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타인종들에겐 새로운 접근이었을 터. 어릴 때 엄마 몰래 생라면에 스프를 뿌려 먹던 그 맛은 분명 타인종들에게도 신세계일 것이다. 한층 더 뜨거운 한류 열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농구(NBA) 명문팀 LA레이커스 선수들은 앞으로 CJ ‘비비고’ 로고를 유니폼에 달고 경기를 뛴다. 단순히 기업 로고가 아닌 한식 브랜드를 내걸었다는 점에서 홍보의 파급 효과는 남다를 것이다. LA레이커스는 후원사 선정에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CJ에 먼저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영화 ‘기생충’ 제작사이자 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 등의 활동이 파트너십 결정에 주요 역할을 했다.  
 
실제로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PGA ‘더 CJ컵’에서 K푸드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이안 폴터, 티럴 해튼, 제이슨 데이, 애덤 스콧 등 유명 PGA 스타들이 만두와 치킨, 김치볶음밥을 먹으며 극찬했다. 폴터는 만두를 찍어 먹기 위해 고추장을 이용한 자기만의 소스를 즉석에서 만들어 선보이기도 했다.
 
CJ컵에서 두 차례 우승한 저스틴 토머스 역시 한식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다. 토머스는 “골프 대회장에서 먹는 한국식 BBQ는 대단했다”고 인터뷰 했을 정도다. 콜린 모리카와는 한국 만두 마니아로 유명하다. CJ의 한식 마케팅이 PGA투어 속 또 하나의 한류 열풍을 만들어낸 셈이다.
 
다만 문화라는 것이 유행처럼 반짝 주목 받았다가 언제든 사그라들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도 함께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다음엔 어떤 한류 콘텐트가 세계를 들썩일지 주목된다. 

홍희정 / JTBC LA특파원·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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