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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위로 강물, 아래도 강물… '신기해요'

김평식의 신 미국유람 <26> 켄터키 매머드동굴

켄터키주 유일 국립공원

매년 200만명 찾는 명소
 
현재 발견된 곳만 365마일
주변 경관도 좋아 가 볼 만 
 
매머드 동굴은 세계에서 가장 긴 동굴로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켄터키주 최고 명소다.

매머드 동굴은 세계에서 가장 긴 동굴로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켄터키주 최고 명소다.

 

미국에는 동굴 국립공원이 세 군데 있다. 뉴멕시코주 칼스배드, 노스다코다주의윈드케이브, 그리고 켄터키주의 매머드 동굴 국립공원(Mammoth Cave National Park)이다.
 
194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매머드 동굴은 그 넓이만 5만2800 에이커에 이르는 미국 최대의 동굴이다. 뉴멕시코주 칼스배드 동굴 안의 초대형 광장을 보고도 놀라 자빠질 뻔했는데 그보다 더 큰 동굴이라고 하니 가 보기 전에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매머드라는 이름도 거대하고 복잡하게 얽힌 미로로 인해 붙여졌다고 한다. 동굴 속 온도는 1년 내내 화씨 54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제일 큰 방은 폭이 약 200피트, 천장 높이가 192피트이고 제일 깊은 구덩이는 105피트나 된다니 그 규모가 더욱 궁금할 수밖에. 
 
공원 입구 방문자 센터에 가면 동굴 내력을 설명한 비디오를 볼 수 있다. 동굴 관람은 먼저 비디오를 보고 난 뒤 가이드의 인도를 받으며 따라가야 한다. 안내원의 설명에 따르면 대략 3억 5000만년 전 이곳은 바닷속이었는데 죽은 물고기 뼈와 함께 500피트 두께로 석회암이 쌓이기 시작했다. 현재 발견된 동굴 길이는 총 365마일이나 되는데 지금도 계속 탐사 중이라 앞으로 더 발견된다면 총 길이가 600마일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니 가히 그 길이가 세계 제일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 덕분에 이곳은 연간 200만명 이상이 찾는 켄터키 최고 명소가 됐다.  
 
194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매머드동굴. 동굴 위엔 그린강이, 동굴 바닥 아래엔 또 다른 에코강이 흐른다.

194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매머드동굴. 동굴 위엔 그린강이, 동굴 바닥 아래엔 또 다른 에코강이 흐른다.

 
매머드 동굴은 다른 지역 동굴과는 다른 특징들이 있다. 우선 이곳은 비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고 인근에 흐르는 그린(Green) 강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석회석 바위(Limestone)를 녹이고 있다. 수백만 년에 걸친 그 용해 과정에서 동굴 천장과 바닥에 수많은 종유석과 석순이 생겨났고 기기묘묘한 석회암 기둥도 만들어졌다. 실제로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면 입이 딱 벌어지고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나온다. 자연이 만든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환상적이어서 어떤 천재 조각가나 거장이 와도 흉내조차 낼 수 없을 성싶다.  
 
또 하나는 이 동굴이 다층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표면에서 약 200피트 아래에 거미줄같이 얽힌 동굴이 2층으로 되어 연결되어 있고 또 그 아래 360피트 부분에는 사방에서 흘러온 물이 에코 리버(Echo River)라는 동굴 속의 강을 만들어  흐르고 있다. 그러니까 동굴 위 지표면에는 그린강이 흐르고 그 밑에 동굴이 있으며 또 그 아래로 400피트쯤에 또 다른 에코강이 흐른다는 말이다.
 
매머드 동굴 안의 원형 공간. 200여명이 동시에 들어가 앉을 수 있을 만큼 넓다.

매머드 동굴 안의 원형 공간. 200여명이 동시에 들어가 앉을 수 있을 만큼 넓다.

 
동굴 안과 에코강에는 어둡기 때문에 눈이 필요 없는 맹안 귀뚜라미를 비롯해 각종 가재와 아주 작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또 동굴은 입구가 마치 벌집처럼 250군데나 있어 1816년부터 세간에 알려지기 이전에도 이미 많은 사람이 개인 집 마당이나 뒤뜰에 난 구멍을 통해 동굴 안으로 마구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국립공원이 된 지금은 어림없는 일이다.  
  
한편 이 일대를 가로지르는 그린강 주위의 경관도 빼어나다. 봄에는 무성한 나무마다 돋는 새순이 좋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강물 위로 고즈넉한 물안개라도 얕게 깔리면 금방 신선이라도 나올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 설경 또한 일품인데 다만 고속도로가 막힐 정도로 눈이 많이 올 때가 있으니 겨울 방문엔 일기 예보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그린강에서는  카누, 카약, 보트, 낚시 등의 다양한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김평식 여행 등산전문가 
 
#여행 메모
켄터키주는 원래 버지니아의 일부였으나 1792년 분리 독립했다. 테네시주 북쪽에 있으며 동쪽은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와 접하고 있다. 크기는 남한과 비슷하며 최대 도시는 루이빌로 유명한 경마대회 ‘켄터키 더비’가 열리는 곳이다. 매머드 동굴은 켄터키주 유일의 국립공원으로 198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됐다.  
 
 
 
 
 

김평식 / 여행 등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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