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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금박 입힌 새장"…주말마다 탈출하는 바이든

"백악관은 금박 입힌 새장"…주말마다 탈출하는 바이든
취임 후 108일을 백악관 밖에서…트럼프 70일·오바마 40일보다 많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금요일인 22일(현지시간) 오후 8시께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이 이륙했다.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자택으로 가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아내 질 바이든 여사가 타고 있었다. 주말 동안 백악관을 벗어나는 것이다.
주말이면 바이든 대통령은 윌밍턴 자택이나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의 별장, 아니면 메릴랜드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를 찾는다. 백악관에서 주말을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CNN방송이 취임 후 일정을 분석해 2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76일간 108일을 자택이나 별장에서 보냈다.
종일은 물론 부분적으로 시간을 보낸 날까지 합친 수치다. 69일은 윌밍턴 자택, 32일은 캠프 데이비드, 7일은 레호보스 비치 별장이었다.
전임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많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275일간 플로리다주 리조트 마러라고나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개인 소유 골프클럽에서 61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9일을 보내 총 70일간 백악관을 떠나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보다 적은 40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84일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CNN방송 타운홀 행사에서 백악관을 '금박 입힌 새장'에 비유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아내를 쳐다보고 '우리가 대체 어디 있는 거야?'라고 한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백악관을 '엄청난 백색 감옥'으로 칭한 바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도 '아주 좋은 감옥'이라고 부른 적이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악관에서는 사생활이 그다지 보장되지 않는다. 집무실은 1층이고 2층부터는 관저인데 멀지 않은 곳에 기자들도 있고 보는 눈도 많아 내 집만큼 편하게 지내기는 어려운 것이다.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서 시위가 벌어지면 소리가 다 들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투어를 하는 시민과 여행자들로 붐비는 곳이 백악관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말마다 백악관을 비우고 윌밍턴 자택 등지로 향하다 보니 지난 8월 백악관 브리핑에서 질문까지 나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거기가 대통령의 집이다. 집에 가는 거 좋지 않나. 대통령도 그렇다. 그도 사람이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더라도 철저한 보안을 갖춘 통신장비를 동원해 원격 업무는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비용이다. 대통령이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비밀경호국(SS)을 비롯한 수행원들을 동원해 마린원까지 띄우는 데 모두 세금이 들어가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임 시절 가족을 데리고 걸핏하면 마러라고 리조트나 개인 골프클럽으로 향해 세금을 낭비한다는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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