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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북핵 억제와 한국형 전략무기

 21세기 대한민국이 경제부흥을 이루면서 국방안보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발전을 거듭했다.  한국 경제력의 53분의 1 정도인 북한의 핵위협에 눈치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핵무기는 먼저 사용한 측이 절대 유리하다. 하지만 북한이 정권의 종말을 가져올 도발은 안 할 것으로 믿는다. 북한이 최후 수단인 핵으로 도발할 때 우리 군의 전력이 북한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국민의 우려다.
 
지난달 15일 서해안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에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양한 한국형 전략무기가 선보였다. 장차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북한의 핵사용을 억제할 수 있는 전략무기 미사일들이 등장했다. 특히 물속 잠수함에서 쏜 미사일이 수면을 뚫고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국방부가 공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이었다. 미사일은 350㎞를 날아가 제주도 해상의 표적을 3m 안팎의 정확도로 때렸다. 당시 바람이 심하게 불고 파도가 높았어도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목표에 정확히 명중했다.
 
북한은 6.25전쟁이 끝난 뒤 전 국토를 요새화한다며 주로 화강암 지대에 6000개 이상의 지하 시설물을 건설했다. 한국이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목적은 바로 북한의 지하 핵시설을 우선 타격하기 위해서다.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평양 지하 300m 지점에 거대한 지하시설이 있는데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생산·저장과 유사시 북한 지휘부 은닉처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전술상 재래식 화학폭탄으로는 지하 깊숙한 목표를 공격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핵을 쓸 수 없는 한국으로선 물리적 폭탄의 운동 에너지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발한 무기는 운동 에너지로 벙커나 지하 시설을 관통해 무너뜨리는 물리화학적 개념이다. 최근 시험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엄청난 중량의 탄두를 달았지만 꽤 날렵한 형상에 한국이 개발한 미사일 중 가장 세련된 무기다. 낙하 속도가 마하 10에 가깝다고 한다. 한국 국방과학 기술의 성공 사례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500㎞다. 정상 각도보다 높은 고각 발사는 미사일의 고도를 높이는 대신 비행거리를 줄이지만 대신 낙하 속도를 높여 운동 에너지를 최대화한다. 내후년 양산에 들어가 실전에 배치될 수 있다는 소식이다. 전문가에 의하면 미국이 포기했던 무기를 한국이 개발해 성공한 예라고 한다.
 
정부는 고도의 군사 비밀에 속해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자세히 보여주지 않는다. 항공대 항공우주·기계학부의 한 교수는 “고위력 탄도미사일이 8~9t의 탄두 중량을 마하 10의 속도로 떨어뜨리는 추력을 가졌다면 탄두 중량을 1t으로 가볍게 한다면 수천㎞를 날아가는 장거리 미사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 북한이 한국에 대해 핵공격을 감행하려 하면 한국은 사전에 핵 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다. 이는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북한 지도부를 일시에 제거할 수도 있다. 전략무기를 가진 한국은 유사시 반드시 사용한다는 확신을 북한에게 보여주어야만 하고 북이 도발하면 정권의 제거도 가능하다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평화 무드에 빠져 북한을 자극할 수 없다며 군사훈련이나 전술무기도 비공개로 돌렸다. 북한의 위협에 한국형 전략무기가 응분의 전력으로 보복할 것임을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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