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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13층 노후 주상복합 화재 참사…46명 사망·41명 부상(종합4보)

새벽인데다 노인 많이 살고 계단에 쌓인 잡동사니 등 탓에 피해 커
경찰, 1층서 모기향 피운 여성 용의자 신병 확보
주대만 한국대표부 "현재까지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

 
(상하이·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김철문 통신원 이의진 기자 = 대만 남부 도시 가오슝(高雄)시의 한 노후 주상복합 건물에서 불이 나 주민 최소 46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995년 2월 타이중(臺中)시 중심가의 한 가라오케바에서 67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친 화재 이후 26년 만의 최악의 화재다.
14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4분(현지시간)께 가오슝시 옌청(鹽정〈벼화변 대신 흙토변 붙은 程〉구의 청충청(城中城)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40년된 청중청 빌딩은 지하 2층, 지상 13층 주상복합 건물로 지하와 지상 1∼5층은 거의폐쇄된 상태였고 7∼11층에 약 120가구가 거주하고 있었다.
 
도심의 노후 주거지에 있는 청중청 빌딩 내 집은 싼 곳의 경우 한달 임대료가 2천 대만달러(약 8만4천원) 가량으로 고령의 독거 노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가오슝 소방 당국은 소방차 75대와 소방관 159명을 투입해 오전 7시 17분께 화재를 진압했다.
구조 작업이 끝나고 나서 리칭슈(李淸秀) 가오슝 소방국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모두 46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소화수를 분사해 불길을 잡으면서 사다리차를 타고 건물에 진입해 조를 나눠 구조에 나섰지만 통로에 쌓인 잡동사니들이 많은 데다 모든 가정을 찾아가 주민들을 구조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리 국장은 ▲ 대부분 잠든 새벽 시간에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응이 어려웠던 점 ▲ 주민 다수가 고령이어서 대피가 원활치 않았던 점 ▲ 저층 공간에 화재에 취약한 커튼월이 사용된 점 ▲ 계단에 쌓인 잡동사니 ▲ 상가로 사용된 공간에서 방염 관련 소방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인테리어 자재 사용 등을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날 화재는 1층의 한 폐가게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문을 닫은 1층의 한 가게에서 시작된 불이 1분 만에 맹렬한 불길로 커지며 1층 전체로 번져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자유시보는 화재 건물의 9층에 사는 한 택시 기사가 오전 2시 50분께 집에 돌아왔을 때 플라스틱이 타는 냄새를 맡고 원인을 찾아보니 폐점한 가게에서 냄새가 났으며 그곳에서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불꽃이 튀는 것을 보고 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끄려고 했다고 전했다.
사고 건물 반대편에 사는 한 목격자는 '탁탁'하는 폭발음 등을 듣고 내려가 살펴보니 화재가 발생한 1층 전체에서 화재가 삽시간에 퍼지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참사가 실화로 인한 것으로 의심하고 용의자 황모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은 황씨가 이날 새벽 청중청 건물 1층의 골동품 가게에서 향을 펴 놓고 술을 마시다가 제대로 꺼지지 않은 향을 쓰레기통에 버렸고, 쓰레기통에서 난 불이 옆에 있던 가스난로로 옮겨붙으면서 대형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만 언론은 사건 초기 화재의 첫 발화 장소가 폐쇄된 다구(茶具) 상점이라고 보도했다가 골동품 가게로 정정했다.
한편, 주 대만 한국 대표부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현재까지 이번 화재와 관련한 우리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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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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