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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동산 개발과 검은 돈

 부동산 투자 개발을 둘러싼 이권 챙기기, 권력층을 상대로 한 불법 로비, 지역 정부의 부정부패 등은 지방자치제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다. 사실 이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아이콘인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인들의 생활권이 몰려있는 LA시에서도 부동산 투자 개발을 둘러싼 시의원의 부정부패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한 번에 천문학적 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시정부의 부동산 개발은 부정부패와 쉽게 엮이는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정부의 각종 인허가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순히 민간의 자금만으로는 벌이기가 불가능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남가주 지역에서 큰 상업용 부동산 투자 개발에 관여하는 지인이 있었다. 아주 오래전 그가 전해 준 부동산 투자 개발을 둘러싼 시의원들과 브로커들, 각종 불법 뇌물을 제공하는 로비스트 이야기가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저 황당한 소설처럼 들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실제로 그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그는 내게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의 노동법을 상담하면서 제대로 돈을 벌겠냐며 자기와 같이 부동산 투자 개발 쪽에서 일해보자고 제안했다.  
 
한 번에 최소 몇천만 달러가 오가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다루는 그가 고작(?) 몇천 달러 심지어 몇백 달러짜리 서비스 요금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내가 안돼 보였던 것 같다.  
 
로비는 브로커들이 알아서 하기 때문에 나는 그저 부동산 관련 서류 검토 및 작성 같은 법적인 부분만 챙기면 된다며 업종 전환을 하라는 것이었다.  
 
돈벌기에 그렇게까지 열정적(?)이지 않고 부동산도 별로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어서 웃음으로 넘겼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장동 드라마’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려고 한다. 자기가 지지하는 진영을 방어하고 반대 진영을 비난하기에 정신이 없다.    
 
하지만 나는 이런 정치적인 해석보다 조금은 철학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싶다. 한마디로 대장동 사태는 탐욕과 위선이 다시 한번 극명하게 드러난 인간 군상의 추한 자화상이다. 인간은 돈이란 유혹 앞에는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대장동 사태는 관련자들이 불법과 탈법의 실체가 드러나기도 전부터 여론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런 천문학적 돈을 챙겨간 그들에게 우리의 마음 한편에서 부러움과 질시의 감정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대장동 관련자들이 적당히(?) 챙기는 사업구조를 설계했다면 이렇게까지 화산처럼 폭발하진 않았을 것이다. 평생 잘 먹고 잘 살려고 벌인 일이 지금 그들에게 비수로 돌아오고 있다. 관련 변호사 한 명은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오기도 했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좀 더 자신의 몫을 챙기려는 분배 과정에서 결국 단일 대오가 무너졌다. 분배 과정에서 같은 편끼리 싸움이 나는 건 인간 역사의 철칙이다.  
 
그리고 위선도 폭로된다. 앞에선 정의로운 척 고상한 척하는 법조인들이 뒤에선 정의와는 아무 상관없는, 아니 오히려 정의와는 척을 지는 세력과 금전적으로 결탁하는 민낯이 드러났다.  
 
야당 국회의원의 아들이 50억의 퇴직금을 받았다. 변호사 개업 등록도 하지 않은 채 허겁지겁 거액의 고문 변호사료를 받아온 대법관 출신도 있다. 이 전직 대법관은 한 대학교에서 법과 윤리와 관련된 강연을 하기로 돼있었다고 한다.
 
인간의 추악한 탐욕과 조롱받을 위선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결코 벗어날 수 없음을 인정한다. 막대한 돈을 거머쥔 사람들 중 누구 하나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돈을 기부했다든지 장학사업을 펼쳤다는 이야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아마 나는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들처럼 돈을 벌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챙긴 돈으로 건물주가 되고 주택을 몇채씩 구입한다.  
 
앞으로 어디까지 인간의 탐욕과 위선을 보여줄지 계속되는 드라마 대장동 시리즈가 기대된다. 

김윤상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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