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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어머니의 일생

몇 년 전만해도 결혼 적령기가 있었다. 여자 나이 25세에서 30세까지 대부분이 결혼했고 30이 넘으면 ‘노처녀라 시집 못 간다’고 야단이 났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전문직 여성이나 소신이 강한 여성 중에는 결혼을 생각하지 않고 독신을 고수한 경우가 있었다.

여성들은 결혼하면 으레 직장을 그만 두고 가정 살림에 충실하며 아이를 키우고 전업 주부로 살았다. 사회생활에서 쌓은 경력이 단절되고 신문 한 장, 책 한 권 볼 여유도 없이 가사와 육아로 숨가쁘게 보냈다.

아기 기저귀는 천으로 만들어 매일 매일 손빨래를 했다. 식사 준비는 대부분 연탄불로 해결했다. 그뿐 아니라 냉장고가 귀한 시절이라 매일 반찬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을 봐야 했다. 주부의 일상은 고되기 한이 없었다.

정부에서는 아기 둘 낳기 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녀는 넷 다섯이 보통이었다.

집안 모든 대소사나 자녀교육은 어머니의 몫이었다. 바깥 세상은 눈부시게 하루가 무섭게 발전하는데 전업주부로 살림에 얽매인 어머니들은 따라잡기가 역부족이었다.

그때의 젊은 어머니들이 이제 80을 훌쩍 넘긴 고령의 할머니들이 되었다. 일생을 뒤돌아 보면 후회스러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어머니들에게도 꿈 많은 젊은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세월과 함께 꿈으로 남았을 뿐이다.

마더스데이가 다가온다. 각지에 사는 자녀들은 전화도, 카드도, 선물도 보낸다. 그러나 가슴은 텅 비어 있다. 남편도 먼저 떠나 보냈다. 장한 어머니도 아니다. 칭송 받는 어머니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어머니일 뿐이다.

험한 세월 속에서도 별 탈 없이 잘 자라준 자녀들을 바라보는 흐뭇함과 손주들의 재롱을 보는 즐거움, 이것이 나이든 우리 어머니들의 삶이다.


하영자·풋힐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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