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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에선 핫초콜릿을 마신다

‘갈색 황금’으로 불려지는 카카오는 아욱과에 속하는 상록수로 학명이 ‘테오브로마 카카오(Theobroma Cacao)’ 다. 열대 식물인 카카오는 북위 20와 남위 20도 사이의 온도, 습도, 구름이 많이 낀 기후에서 잘 자란다.

현재 전 세계 카카오의 70% 이상을 서아프리카 코트디드부아르, 가나, 카메룬 등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본래 카카오의 원산지는 남 아메리카 아마존과 오리노코 강 유역의 열대 지역이다. 아스텍, 마야 아메리카 인디오들을 통해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와 중앙 아메리카로 확산되었다.

인디오들은 카카오 분말에 옥수수, 과실주를 섞어 향기와 맛과 효능을 즐겼다고 한다. 아스텍의 황제 목테수마는 매일 금잔에 50잔 넘게 카카오 음료를 마시며 약용, 최음제로도 활용했다고 한다. 갈색 카카오 빈은 당시 인디오 문명세계의 화폐처럼 거래에도 사용되었다. 후에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꼬르떼스에의해 아이티, 트리니다드, 서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로 퍼졌고 세계적인 기호식품으로 자리를 잡게됐다.

카카오 나무는 높이 4~10m까지 자라며 일년내내 흰색 꽃이 굵은 나무 줄기에서 핀다. 어른 주먹만한 참외 모양으로 자라다가 점차 노란색, 붉은색으로 바뀌면서 길이 30cm 정도가 되면 수확한다. 겉 껍질을 벗겨내면 달콤 쌉쌀한 과육에 둘러쌓인 20~50개의 카카오 빈이 가득차 있다.

카카오 빈을 훑어 저장고에 쌓은 후 며칠동안 발효시키면 카카오 씨앗은 화학반응에 의해 초콜릿처럼 갈색으로 변한다. 햇볕에 바삭하게 건조시킨 후 깨끗한 물로 세척한 다음 로스팅을 한다. 드디어 얻게된 카카오 닙(Cacao Nib)을 가루로 분쇄시키면 향긋한 코코아 분말이 된다.

기호에 따라 우유, 설탕, 버터를 섞으면 달콤하면서도 영양소가 뛰어난 밀크초컬릿을 만들 수 있다. 코코아의 효능이 경이롭다. 신체의 순환계를 건강하게 유지시켜 주고, 혈관의 탄력 증진, 기관지 천식 증세 완화, 건강한 두뇌 유지, 항산화 효과,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인슐린 저항성과 포도당 대사를 향상시킨다.

여전히 영하의 날씨를 가리켰던 지난 수요일, 볼티모어 다운타운의 쉘터 앞에 임시로 마련한 굿스푼 무료 급식소에는 춥고 배고픈 도시빈민 200여명이 서성대고 있었다. 당일 굿스푼이 마련한 음식들로는 자스민 쌀로 지은 따뜻한 밥, 닭 가슴살에 온갖 야채와 향신료를 넣어 맛있게 끓여 낸 스튜, 커피 믹스와 코코아였다. 음식을 비닐 백에 담아 하나씩 건냈고, 주스와 핫팩, 쌀과 캔 푸드를 담은 별도의 선물백을 골고루 나눌 수 있었다.

홈리스 대부분이 흑인과 백인들이었는데, 저들이 이구동성으로 찾았던 음료가 따뜻한 핫초콜릿이었다. 커피보다 코코아를 더 선호한 이유가 무엇일까. 달콤함과 독특한 향이 좋아서였겠지만, 어쩌면 그속에 담겨진 천연의 통증 및 스트레스 해소 화학물질로 인해 잠시나마 행복감을 누릴 수 있어서일지 모른다.

홈리스들의 건강도 챙기고, 기분도 유쾌하게 할 갈색 황금(코코아)을 진하게 끓여 꽃샘추위에 여전히 힘들어하는 저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싶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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