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수퍼보울의 어두운 그림자
…인신매매 조직도 애틀랜타 집결
전문가들 “잔혹한 범죄 활개” 경고
애틀랜타시·카운티 근절대책 고심
24일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청소년 성매매 방지 활동을 펼쳐온 테레사 플로어스씨는 LA램스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격돌하는 수퍼보울을 즈음해 인신매매 조직이 애틀랜타에 대거 유입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우리의 청소년을 매춘에서 구출하자’(S.O.A.P.)라는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플로어스씨는 “수퍼보울 개최도시를 순회한 것이 이번이 8번째”라고 말했다. 이 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은 주요 숙박 시설과 상업 시설의 화장실에 “누구나 잠재적인 피해자”라는 문구와 인신매매 방지 핫라인 전화번호(1-888-373-7888)가 담긴 비누를 배포해왔다. 그는 “지금까지 100만 개의 비누를 나눠줬다”고 밝혔다.
애틀랜타시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은 오는 29일 조지아 인터내셔널컨벤션 센터에서 ‘인신매매 근절 애틀랜타 회의’를 연다. 키이샤 랜스 보톰스 애틀랜타 시장은 “우리 시는 모든 종류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신매매 근절이 쉽지 않은 이유는 독버섯처럼 사방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15세 소녀는 마리에타의 숙박 시설에서 인신매매범들의 강요를 받고 여러 명의 남성과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맺었다. 경찰은 성인 남성 4명을 기소했다. 최근에는 캅 카운티의 빅 레이놀즈 검사가 마스터스 인(Inn)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곳은 온갖 범죄와 일탈 행위를 벌이는 단골 장소로 악명이 높았다. 결국 마스터스 인 측은 무장 경비를 세우고 투숙객으로부터 사진이 담긴 ID를 제출받아 확인하며 성매매를 경고하는 포스터를 붙이는 데 합의했다.
또 귀넷 카운티 리버데일에 사는 한 여성은 14-15세 소녀를 성매매에 내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귀넷 경찰은 수퍼보울을 앞두고 인신매매 철퇴 작전을 전개하던 중 검거했다고 밝혔다.
인신매매 피해 여성과 성매매를 강요당한 피해자를 돕는 웰스프링 리빙(Wellspring Living)의 설립자 메리 프란세스 볼리 대표는 “번잡하고 흥에 도취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수퍼보울의 특성이 스포츠 팬들로 하여금 범죄를 짓도록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퍼보울 시즌에) 더 많은 인신매매 사건이 일어나고 범죄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경찰에 적극적으로 신고할 것을 권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애틀랜타의 한인 밀집 거주지역인 48지구에서 주 상원에 도전했던 매트 리브스(Matt Reeves)씨도 아내인 수제트와 함께 수년간 웰스프링 리빙을 주말마다 찾아 자원봉사를 해오고 있다. 그는 공약으로 “갱단의 조직적 활동 반경과 거점을 인지하고, 인신매매가 다발하는 호텔 등의 치안을 살펴 잔혹한 범죄에 적극 대처하겠다”며 인신매매로부터 안전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커뮤니티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끔찍했던 기억을 뒤로하고 웰스프링 리빙을 통해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한 시에라 톰슨(23)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호화스러운 차와 의상을 갖춘 한 남자의 꾐에 빠져들어 고등학교를 중퇴했던 아픔이 있다. 남성은 휴스턴으로 함께 여행을 가자고 했고 더 나아가 2016 프로보울이 열린 하와이까지 동행해 매춘을 강요받고 술과 마약에 빠져지냈다. 웰스프링 리빙의 도움으로 어머니와 연락이 닿아 회생의 길로 접어든 그녀는 이제는 공개행사에서 “두려워 말고 다시 빛으로 나아오라”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국 인신매매방지 핫라인센터(NHTHRC)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조지아주에서 276건의 납치 사건이 발생했고, 75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2016년 납치 255건, 신고 횟수 695건보다 증가한 것이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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