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시민권 취소 크게 증가
2009~2016년 연평균 16건 법무부 의뢰
지난해 25건 이어, 올 7월 중순까지 20건
USCIS, 최근 LA에 전담 조사 부서 설치
12일 LA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주 드물게 사용되는 규정까지 동원해 시민권을 받은 지 수십 년이 지난 귀화 시민권자들의 신분 박탈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특히 시민권 신청과정에서 여러 개의 ID를 사용했던 시민권자들이 신분도용 사기로 적발돼 ‘귀화 취소(Denaturalization)’ 판정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법무부에 제출된 시민권 박탈 요청은 연 평균 16건 정도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2017년엔 25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의 경우엔 7월 중순까지 이미 20건을 넘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이민서비스국(USCIS)이 시민권 취득 사기 혐의만 전담해서 조사하는 부서를 LA에 새로 설립했는데, 현재 귀화 시민권의 취소 가능성을 염두에 둔 2500건의 케이스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케이스 중 상당수가 신분 사기나 신청서 작성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잘못 기재한 경우다. 특히 신분 사기의 경우, 과거에 2~3개 이상의 아이디를 가졌던 개인들이 주 조사대상이다
또 이민세관단속국(ICE)은 300명의 요원 충원을 위해 2억760만 달러의 예산을 신청 중에 있다.
시민권 박탈은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부터 비자 및 난민신청 승인을 줄이고 이민자의 공공복지 수혜를 줄이려는 등 일관되게 반이민 정책을 시행하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에는 그 동안 성역으로 간주됐던 가정폭력 희생자나 조직폭력 희생자의 난민 신청조차 막은 바 있다.
이와 관련, LA타임스는 귀화 시민권을 박탈하는 규정은 오랫동안 사문화되다시피 했다가 최근 다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이민자들 대부분이 어떤 과정을 거쳤던 간에 일단 시민권만 받으면 안심할 수 있었으며, 큰 잘못이 없으면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것. 매카시 열풍이 한창이던 1954년에도 귀화 취소 케이스는 드물어 신문에 크게 보도될 정도였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 1981년 나치에 협력했던 피도로 페도렌코가 나치 부역 사실을 숨기고 불법으로 시민권을 취득했다가 발각돼 소련으로 추방된 적이 있을 정도다.
신문은 앞으로 이런 귀화 취소 사례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부터 USCIS 요원 교육에 귀화 신청서류 검토와 시민권 취소를 위한 증거에 대한 내용을 강화했으며, 또 LA지부에서는 이미 20여 명의 요원이 심사에 나섰고 앞으로 관련 업무 인원을 85명까지 확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박기수·장병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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