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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고래 싸움, 새우등 터진다"

미·중 맞불관세 한인업계 불안
잡화·생필품·의류업계 등 우려
일부 업종은 반사이익 기대도
"가격 올라 소비자 가장 큰 피해"

뉴욕과 뉴저지 일원 한인 수출·입 업계가 미·중 간 무역전쟁의 경제 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중국도 농수산물과 자동차 등에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의류·액세서리·뷰티·헤어·가방·신발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사태 장기화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우선 국경을 거쳐 수입·수출하는 물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늘면 그에 비례해 보증보험(Bond) 구입 비용도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중·소 규모의 업체들은 부담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의만 관세사는 "수입 업체들은 보험회사를 통해 '싱글 엔트리 본드'나 연 관세의 10%에 해당하는 '컨티너스 본드(Continous Bond)'를 구입해야 하는데 이 12개월 유효한 본드의 최소 규모는 5만 달러"라며 "그런데 추가 관세가 붙으면 본드 구입액, 특히 싱글 본드의 구입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업체가 본드를 구입하는 이유는 통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을 담보하고 수출.입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 성격이다. 김 관세사는 "하지만 대비책으로 구입하는 본드 부담이 늘면 특히 소규모 업체들은 또 다른 자금 압박을 받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미·중 간 관세 폭탄으로 가장 직격탄을 맞는 것은 소비자라고 지적했다. 김 관세사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제조 원가가 상승하고 수입 가격이 인상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소비자 가격이 10~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인 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경쟁력이 불확실해지면서 무역전쟁의 도미노 현상을 걱정하고 있다.

뉴욕한인뷰티서플라이협회 박헌 회장은 "중국에서 직수입하는 도매상뿐만 아니라 납품을 받는 소매상에도 2차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긴 호흡을 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중국 수입 도매상들이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로 수입 경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중국산 수입품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전면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뉴욕한인상공회의소 김선엽 회장도 한인 경제가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질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관세가 오를수록 해당 국가의 수출·입 업체들은 원가 상승, 수입 가격 상승, 소비자 물가 인상, 매출 감소의 악순환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업체 입장에선 새로운 루트를 뚫어야 하는 어려움이, 소비자 입장에선 더 이상 중국의 저가 생필품을 구입하지 못해 생활 부담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정부 차원의 중.단기적 대책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인 수산업는 중국이 미국산 해산물에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을 경우 지난 몇 년간 급격히 늘어난 중국으로의 수출량이 줄어들 수 있어 미국 시장의 공급 물량 증가, 수산물 가격 하락을 기대할 만 하다고 내다봤다.

뉴욕한인수산인협회 황규삼 전 회장은 "최근 몇 년 전부터 랍스터, 관자, 연어를 중심으로 중국으로의 수출량이 크게 늘면서 미국 시장 내 공급량은 계속 줄고, 이로 인해 가격도 크게 올랐다"며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틸라피아.바사 등 일부 냉동 어종의 가격은 다소 오르겠지만 위협적인 수준을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관계기사 6.7면


김지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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