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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카…관습이 빼앗아간 여성의 권리

홍정화 작가 개인전
부르카로 여성과 약자 상징
미투 서지현 검사 등 초상화도
14일부터 LA CB1 갤러리서

"서지현 검사와 최영미 시인도 폭로하지 않고 살았다면 삶이 지금보다는 쉬웠겠죠. 존경받으며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아갔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들은 사회가 씌워 놓은 베일을 벗어냈어요."

홍정화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명확하다. 많은 이들이 아름답고 자랑스럽다고 믿어왔던 전통이나 관습으로 인해 억압받고 있는 여성과 그리고 약자에 대한 이야기다.

홍정화 작가의 개인전 '부르카-가려진 모습'이 LA CB1 갤러리에서 열린다. 홍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라구나 칼리지 오브 아트(Laguna College of Art + Design)에서 MFA를 받았다.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통해 여성인권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이번에 전시되는 24점의 작품 중 상당수는 무슬림 전통의상인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의 모습이다. 부르카를 오브제로 사용해 여성의 신분을 감추거나 억압하는 가부장적 풍습의 시각적 상징을 표현했다.

홍 작가는 "여성들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사회적 계급이나 권력의 피해를 입고 있는 모든 약자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의 첫인상은 한없이 무겁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부르카를 쓴 여성들을 대면하는 것은 그리 편안하지 않다. 시각적인 느낌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미 그 안에 감춰져 있는 억압받는 여성들에 얘기를 알고 있어서다.

"친구 중에 이슬람권 친구가 있어요. 나름 부르카를 쓰는 것을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여기고 살죠. 친구는 부르카 속은 자유롭다고 얘기해요. 답답하지만 편안하고 생각하죠."

홍 작가는 지배층이 규칙을 만들어 전통으로 세습되고 때로는 명예라는 이름으로 계급을 종속시켜왔다고 설명한다.

"힘과 원칙으로 구축되어온 전통의 아름다움은 우리를 통제해 온 또 다른 힘이에요. 부르카를 통해 그 권위의 모습을 되짚어 보고, 보이지 않는 믿음과 정신적 지배체계를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그는 한국의 전통 제사상을 그려 놓은 작품을 통해 '당신은 어디 있습니까?'라고 여성들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집에서는 남자 쪽 제사만을 치르잖아요. 여자들이 일은 다하지만 그 속에는 남자만 있죠. 이 제사상을 다 만든 여자는 어디에도 없어요."

작품 '루비'에는 12세 소녀가 각각의 그림마다 눈과 귀와 입을 스카프로 가리고 있다. 여성에게 강요된 억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과거 시집을 가면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이라는 말이 있죠. 여자가 목소리를 높이면 집안이 망한다고도 했죠. 여자들은 그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 줄 알고 살았어요. 이 작품에 나오는 스카프는 에르메스예요. 아름다운 전통이 당신의 권리를, 말하고 들을 수 있는 권리를 막았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죠."

그는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운동'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본다. 최영미 시인과 서지현 검사의 초상화를 이번 전시에 포함한 이유다.

전시는 5월 19일까지 진행되며 오프닝 리셉션은 14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다.

▶주소: 1923 S. Santa Fe Ave., LA

※부르카(Burka)는

무슬림 여성의 베일 중 가장 극단적으로 몸을 감추는 의상이다. 얼굴과 몸 전체를 가리며 눈 부분은 망사로 된 가리개를 착용한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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