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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의회 이민개혁 논의, 출구가 안 보인다

상원의원 20여 명 초당적 법안 합의
하원 통과 가능성 낮고 백악관도 반대

트럼프, '안전과 성공 법안'에 지지 표명
민주당 반대로 상원 관문 넘기 어려울 듯


연방상원에서 이민법안 논의가 사흘째 이어졌지만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이번 주 내 윤곽이 드러날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14일에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초당적 이민법안도 발의됐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제프 플레이크(공화.애리조나), 팀 케인(민주.버지니아) 의원 등 약 20명에 이르는 공화.민주당 상원의원 그룹이 초당적 이민법안에 합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에 따르면 이날 합의된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개의 기둥(four pillars)'이라며 이민개혁법안에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요구한 4개의 필수 요소 가운데 양당의 의견이 갈리는 가족이민 축소와 추첨영주권 폐지는 제외하고 불법 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폐지에 따른 '드리머(Dreamer)' 구제 방안과 남부 국경 장벽 건설 등 국경 보안 강화 등 2개의 현안만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법안은 상원을 통과한다고 해도 공화당 강경 보수파가 포진한 하원을 통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제시한 프레임워크에 맞지 않는 법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아이오와).톰 코튼(아칸소).존 코닌(텍사스) 상원의원 등이 상정한 '안전과 성공 법안(Secure and Succeed Act)'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대통령은 성명에서 "양당의 모든 상원의원들이 그래슬리 의원의 법안을 지지하고 '4개의 기둥'을 충족시키지 않는 모든 법안에 반대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원을 통과한 법안(H.R. 2579)에 대한 상원 수정안의 형태로 상정된 그래슬리 의원의 법안은 대통령이 제시한 프레임워크와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즉 ▶DACA 수혜자를 포함한 약 180만 명의 드리머에게 이들이 고졸 이상 학력과 군 복무나 대학 진학 등 일정 자격을 충족시킬 경우 10~12년 경과 후 시민권 취득을 허용하고 ▶국경 보안 신탁기금에 10년간 250억 달러를 적립하고 국경 보안과 내부 이민 단속을 강화하며 ▶가족초청 대상을 직계가족으로 제한하는 등 가족이민을 대폭 축소하고 ▶연간 5만5000개인 추첨 영주권 쿼터를 현재의 이민 적체 해소에 사용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법안도 민주당의 반대로 상원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측에서는 대통령의 요구사항을 모두 포함한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래슬리 의원의 법안을 빨리 표결에 부치라고 오히려 공화당 지도부를 재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13일에도 불법 이민자들을 보호하는 이른바 '피난처 도시'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을 중단하고 단속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팻 투미(공화.펜실베이니아) 의원의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지지도 못하도록 저지했다.

미치 매코넬(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민법안 논의를 이번 주로 종료하겠다고 경고했음에도 상원에서는 14일까지 단 한 건의 수정안에 대해서도 표결 처리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날 하원 공화당 강경 보수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압력 속에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의장이 "이민법안의 본회의 안건 채택에 대해 아무런 약속도 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해 이민법안이 조속한 시일 내에 의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은 점점 더 낮게 평가되고 있다.


박기수 기자 park.kiso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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