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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고 재미있는 '마술궁전'

야요이 쿠사마 기획전
세계적 명성의 설치미술가
물방울 무늬 '상상속으로'

세계적 설치미술가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1929년 ~)의 전시회가 브로드 뮤지엄(The Broad)에서 21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열린다. 브로드 뮤지엄이 개관 전부터 기획해 온 야심작이다.

다카시 무라카미와 함께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일본계 아티스트 야요이 쿠사마의 이번 작품전(Yayoi Kusama:Infinity Mirrors)에는 그가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창작해온 작품이 총동원된다.

현재 브로드 뮤지엄에 전시 중인 '무한 거울방(Infinity Mirrored Room: The Souls of Millions of Light Years Away)'과 같은 설치작품 6점을 포함 60여점의 페인팅과 콜라주, 종이 작품 등 그가 평생 만들어 낸 환상적이고 다채롭고 재미있는 작품이 뮤지엄에 가득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의 예매표는 이미 오래 전 매진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전시회에 대한 일반의 흥미로움과 관심의 정도는 설명이 된다.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표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브로드 뮤지엄은 예매기간을 늘렸지만 이 연장기간도 곧 마감됐을 정도.



야요이 쿠사마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요인은 일단 작품이 신비롭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그의 작품 앞에 서면 마치 어린 시절 놀이공원에 가 마술궁전 앞에 섰을 때의 느낌을 받는다.

그의 작품의 주요 소재는 망(Net)과 물방울 무늬(Dot), 거울(Mirror). 주제는 주로 자연과 팬타지, 유토피아다. 아름다움과 평안, 행복과 기쁨 뿐 아니라 고립이나 집착과 분리 등 인간의 정신 세계를 관장하는 다양한 감정을 이 주제 속에 버무려 넣고 있는 그는 결국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의 문제를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평자들은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단어를 '환영', '강박', '무한공간, 무한증식', '물방울 무늬'로 요약하지만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힐시호른 뮤지엄의 미카 요시타케 큐레이터는 '미스터리'로 규정한다.

온 방에 가득 무한 반복적으로 칠해 진 크고 작은 물방울 무늬와 방 하나 가득 놓인 호박에 일정하게 칠해진 도트 무늬를 대하면서 관람객은 나름대로 무한한 상상 속에 빠져든다.

이렇듯 물방울 무늬를 무한 반복적으로 칠하게 된 것은 그가 어린시절부터 시달리기 시작한 정신질환에서 연유한다. 10세 무렵부터 정신착란 증상을 보인 야요이는 집안의 꽃무늬 식탁보를 본 후 그 잔상이 온 집안에 퍼지고 자신의 신체에까지 따라붙는 등 심한 착란에 시달리며 발작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를 이해하지 못한 부모로부터 체벌을 당하기까지 하면서 병을 치유하지 못하고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자신에게 따라붙던 잔영을 꺼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된다. 말하자면 정신질환이 그를 유명 아티스트로 키운 계기가 된 것이다.

1966년 비초청 작가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했던 그는 전시장 앞 잔디밭에 1500여 개의 물방울 무늬 오브제를 선보였고 관람객이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면서 그는 다음번 비엔날레에 정식으로 초청을 받는다. 이때부터 그의 물방울 무늬는 세계 속으로 퍼지게 된다.

호박을 즐겨 그림의 소재로 사용하는 그는 호박의 야성미와 유머러스함, 편안함, 자연미에 끌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의 힐시호른 뮤지엄을 시작으로 계속되는 북미지역 순회 전시 일환인 이번 전시회는 시애틀 아트 뮤지엄에서 전시회가 있었으며 브로드 뮤지엄에서 전시가 끝나면 내년 3월부터 5월까지 캐나다 온타리오 아트 갤러리에서 전시가 계획돼 있다.

브로드 뮤지엄 전시회 예매표는 이미 매진됐고 전시 기간 중 매일 전시장에서 먼저 도착한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는 당일 판매 입장권을 구입해 관람할 수 있다.

입장권은 30달러. 12세 이하는 무료다.

▶문의: www.thebroa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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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요이 쿠사마는

1929년 일본 나가노현의 부유한 가정에서 출생했으나 바람을 심하게 피우는 아버지와 이를 자녀 학대로 푸는 어머니 밑에서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게 자랐다. 예술적 감성이 풍부해 시를 쓰기도 한 그는 1948년 교토 미술학교(Kyoto Municipal School of Arts and Crafts)에서 일본 전통회화(Nihonga)를 배우며 미술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일본의 전통에 매여있는 화단에 불만을 품고 미국에 온 그는 1957년부터 1972년까지 뉴욕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당시 미국 화단의 팝 아트와 미니멀리즘 등 현대미술을 탄생시킨 많은 아티스트와 교류했다. 정신질환이 심해져 1977년 일본으로 돌아온 야요이는 48세부터 정신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병원에 쿠사마 스튜디오를 만들어 작품활동을 해 왔으며 현재는 도쿄 스튜디오에서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에 초대 일본 대표로 참여했고 2004년 도쿄모리 미술관에서 'KUSAMA TRIX'전을 열었다. 시드니 비엔날레(2000), 타이페이 비엔날레(1998) 등 다수의 대형 국제전시를 비롯, 100여 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다. 문학활동으로는 20여권의 시집 및 소설을 출간하기도 했다.


유이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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