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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제정신 아니라 폐기한다 해라"

트럼프, 한·미 FTA서 '미치광이 전략'

측근들과 협상 방법 논의
"한국에 시간 주지 말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관련해 측근들에게 '미치광이(madman) 전략'을 사용할 것을 주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측근들과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장면"이라고 평가하면서 트럼프와 라이트하이저 간 대화를 소개했다.

▶트럼프:"당신에게 30일을 주겠다. 그 안에 (한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 내지 못하면 난 (한.미 FTA에서) 빠지겠다."

▶라이트하이저:"알겠다. 그러면 한국 측에 30일 동안의 시간을 주겠다고 전하겠다."

▶트럼프:"아니, 아니, 아니. 협상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30일을 주겠다고 하지 말고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라서(This guy's so crazy) 지금 당장이라도 한.미 FTA를 폐기할 수 있다'고 말해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꼭 '지금 당장이라도(any minute)'라고 해야 한다. 나는 당장이라도 (한.미 FTA를) 폐기할 수 있다"며 "한국인들에게 30일이라고 말하지 말라. 30일을 주면 그들은 일을 질질 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기간 "미국은 예측 불가(unpredictable)한 나라가 돼야 한다"며 자신의 외교정책 방향을 설명한 바 있다. 자신의 계획을 상대방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스스로를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인물'로 포장함으로써 상대 국가가 사전에 대응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주장이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의 이 같은 화법은 동맹국들을 불쾌하게 만들고 적국을 자극해 불필요한 전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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