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반이민 행정명령 일부 효력"
29일부터 발효…후속조치 착수
이슬람권 6개 국민, 90일 입국 제한
연방대법원은 26일 이란·시리아·리비아·예멘·소말리아·수단 등 무슬림 6개국 출신 국민 중 미국에 있는 개인이나 단체, 또는 기업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경우 90일간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의 일부 조항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대법원의 부분적 허용은 120일 동안 모든 난민 입국을 금지한 조항도 적용된다.
대법원은 이날 이 같은 제한적 허용 방침과 함께 이번 행정명령에 대한 위헌 여부를 위한 정식 심리를 오는 10월 대법원 새 회기가 시작되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가 90일간 입국을 금지한 이유는 이 기간에 비자 발급 등 외국인에 대한 입국 절차를 점검해 구체적인 수정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10월이면 행정명령의 90일 입국금지 기간이 끝난다. 따라서 대법원이 심리를 시작할 때쯤이면 새로운 입국 검사나 비자 발급 정책이 마련됐을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 행정명령에 대한 심리 자체가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친인척 있거나, 채용·유학 경우 제외
트럼프 "국가안보 위한 분명한 승리"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대법원은 10월 심리에서는 지금과 상황이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원고와 피고 측에 심리때까지 이번 재판의 필요성 여부를 밝히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대법원의 이날 판결은 그동안 연방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에서 내린 판결을 일부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영주권자까지 포함한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해 논란을 일으킨 뒤 3월 수정안을 발동했었다. 그러나 연방법원 하와이지법과 메릴랜드지법이 효력 중지 판결을 내렸고, 이에 대한 정부 측의 항소에 제4순회와 9순회 항소법원이 차례로 하급심의 판결을 유지하면서 시행되지 못했다.
결국 정부는 이달 초 대법원에 행정명령의 효력 회복 요청을 청구했고 대법원이 부분적으로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성명에서 "이들 무슬림 국가 출신 방문자 가운데 미국에 친인척 등 가족이 있거나 기업체에 채용이 결정된 경우엔 반드시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부분적 허용 결정이 악용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의 학교에 입학이 결정된 유학생들도 입국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안보를 위한 분명한 승리"라며 "오늘 대법원의 결정으로 난 우리 국토의 안보를 지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장치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결정이 대법원 재판관 9명 전원이 동의했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판결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이 합류하면서 나온 결정이어서 '보수'의 승리로도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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