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트럼프, 특검 전엔 FBI 국장 못 뽑는다"
당 차원에서 인선 저지 나서기로
헌법학자 등 중심 탁핸 본격 거론
공화당서도 "코미 해임이 신뢰 훼손"
"러 대선 개입 1000% 확신" 얘기도
야당인 민주당은 일차적으로 FBI 국장 선임을 막으면서 특별검사 도입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인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14일 CNN에 출연해 "당 차원에서 FBI 국장 인선 저지 문제를 논의하겠지만, 나는 인선을 막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며 "누가 FBI 국장이 되느냐는 누가 특검에 임명되느냐와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할 특검이 임명될 때까지 FBI 국장 인선을 가로막겠다는 의미다.
슈머 원내대표는 또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해 특검 도입을 민주당 당론으로 사실상 굳혔음을 시사했다.
그는 특별검사 임명 기준으로 ▶백악관과 법무부로부터의 독립성 ▶의회에 수사 사실 보고 의무 준수 ▶수사를 방해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한 조사권 등을 제시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에도 가능하다면서 후임 인선을 서둘러왔다.
이런 가운데 상원 정보위 간사인 마크 워너(버니지아) 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과 행동을 통해 러시아 대선 개입 수사를 방해하고 좌초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워너 의원은 워터게이트 파문으로 탄핵 직전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까지 거론하면서 "과거 은밀하게 모임과 만남을 녹취한 전직 대통령들은 '좋은 결과(good outcome)'를 얻지 못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과의 대화 녹음을 시사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트럼프 비판에 가세하는 등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CBS 인터뷰에서 코미 해임이 정부 기관의 신뢰를 훼손시켰다고 지적하면서 "(당파성을 넘어) 미국 시민들의 공통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의원도 NBC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걸 1000% 확신한다"면서 관련자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탄핵 여론도 본격화되고 있다. 헌법학자인 하버드 로스쿨의 로렌스 트라이브 교수는 지난 13일 워싱턴포스트(WP)에 실은 칼럼에서 "지금 국가는 정부 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리는 대통령과 직면해 있다. 대통령에 대해 우려하고, 탄핵을 숙고해야 하는 이유는 코미 국장 해임 전부터 존재해 왔다"면서 탄핵을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 외에 "부통령과 백악관 직원을 노골적 거짓말의 선전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것도 탄핵 사유로 거론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을 예측한 극소수 전문가 중 한 명인 앨런 릭트먼 아메리카대 교수도 지난 12일 뉴스위크에 "탄핵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대선 전부터 "트럼프는 통제 불가능하고 예측할 수 없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공화당의 주도로 탄핵될 것"이라며 당선과 함께 탄핵을 예견한 바 있다. 릭트먼 교수는 1984년 이후 9차례 연속으로 대통령 당선인을 맞춰 '대선 족집게'로 꼽힌다.
◆번스타인 "워터게이트보다 위험한 상황"='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 중 한 명인 칼 번스타인은 14일 CNN 인터뷰에서 "어쩌면 워터게이트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가 언론을 미국의 적으로 돌리며 브리핑을 폐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 대해서도 "닉슨보다 기만적(treacherous)"이라고 비판했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미국의 제도가 공격받고 있다고 공개 비난했다.
이경희ㆍ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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