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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못해 잘랐다? 러시아 내통 의혹 더 키운 트럼프

민주당 "수사 막으려는 꼼수 명백
특별검사 임명해 진상 철저 규명"
공화당 매케인도 "전례 없는 조치"
CNN "트럼프 측근 조사 가속 전망"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9일 코미를 전격 해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진화에 나섰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에 비판적인 언론의 지원사격 하에 "트럼프 측근들과 러시아 당국 간 불법 내통 의혹 수사를 막으려는 꼼수"라며 수사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미 전 국장 해임 사유를 묻는 취재진에 "그가 일을 잘하지 못했다. 아주 간단한 문제다. 일을 잘하지 못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트위터를 통해선 "코미는 워싱턴(정치권)과 공화.민주당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사태가 가라앉으면 (오히려) 그들이 나에게 고마워할 것이다" "민주당은 코미에 대해 몇 달 동안 계속 불평해오다 정작 해고되고 나니 이제 와 분개하는 척한다. 가짜 위선자들!"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백악관의 새라 허커비 샌더스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오래전) 코미 국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면서 "사실 대통령에 당선된 날부터 코미 해임을 고려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코미 전 국장이 해임되기 직전 법무부에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위한 예산과 인력 보강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과 언론들은 이를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가 전격적으로 코미를 경질한 것을 입증하는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에 맞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수사를 막기 위해 해임한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특별검사를 임명해 철저한 진상조사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여당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도 이날 "코미 해임은 전례 없는 조치다. 스캔들은 계속 이어진다. 앞으로 더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 중인 상원 정보위원회는 10일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경질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강제 소환장을 발부했다. 플린이 정보위 출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은 "지금까지는 (그가) 자발적으로 움직이기를 바랐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다른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의 코미 국장 해임 조치가 오히려 러시아의 미 대선 기간 중 민주당 전국위원회 해킹 사건과 트럼프 캠프 인사들과 러시아 당국 간 불법 내통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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