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독자마당] 봄에 생각나는 피천득

겨울이 살며시 옷깃 여미는 사이로 밝은 봄햇살이 문틈 사이로 몰래 들어와 안방에서 뒹굴고 놉니다. 뜰엔 백목련이 도둑 고양이처럼 사~알짝 새하얀 꽃망울을 터뜨리고 수줍게 고개를 떨굽니다. 뒤질세라 수국 천리향도 시새워 향기를 뿜어내기 시작합니다. 슬플 때는 봄꽃 핀 걸 봐도 가슴이 아릿하다는 어느 시인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 것은 나도 황혼빛에 젖고 있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나는 피천득 시인의 시를 읽으며 인생이란 이런 거야 하며 해탈의 경지를 엿보며 마음의 안도를 얻기도 합니다.

정열 투쟁 클라이맥스 그런 말들이 멀어져 가고

풍경화 아베 마리아 스피노자 이런 말들이 가까이 온다.

해탈이 기다려지는 어느날 오후 걸어가는 젊은 몸매를 바라본다.



방바닥에 한움큼 내려앉은 아침 햇살을 아가는 손으로 집어듭니다.

자꾸 미끄러지는 햇살을 잡으려다가 아가는 그만 울음이 터집니다.

아가의 울음소리에 놀란 햇살이 슬그머니 문틈으로 달아나 버립니다.


개나리꽃이 노랗게 돌담길을 물들이면 따사로운 햇살에 눈이 부셔

엄마등에 업힌 아가는 눈을 찡그리고…아카시아 향기에 이끌려나온 아낙들은 머리 곱게

빗고 설레는 마음으로 오솔길 따라 봄마중 가는 하늘빛은 옥색입니다.

이산하·독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