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만 계속 나아가야 한다" 갓 10대 벗어난 젊은 한인들
트럼프 취임 후 이민·취업 우려 커
정치·사회 바꾸려면 제 목소리 내야
한인 사회 세대간 단절 문제도 지적
시민참여센터가 대학생 정치 참여 및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지난 11~13일까지 맨해튼 뉴요커호텔에서 개최한 '전미 한인 대학생 콘퍼런스'를 찾은 전국 17개주 31개 대학의 한인 학생 50여 명은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 당선부터 한국 정치 혼란 캠퍼스 문화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솔직한 의견들을 털어놓았다.
학생들은 "트럼프 시대가 가져올 불확실성이 두렵다. 특히 이민.취업 분야가 우려된다"면서도 "하지만 물러나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이들도 목소리 내기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한인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와의 단절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콘퍼런스를 찾은 데이비드 최(USC 3학년) 카니 허(USC 3학년) 샘 김(NYC 2학년) 팀 김(UC버클리 3학년) 유진 정(카네기멜론 3학년) 이태곤(조지아텍 4학년)씨 등 5명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한인 젊은이들의 생각을 들어 봤다.
◆참여 없이 변화 없다=대학생 정치력 강화를 위한 콘퍼런스를 찾은 이유에 대해 유진 정씨는 "한인 밀집 지역에서도 정치 참여나 지역 이슈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덜하다. 현실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무관심은 한인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샘 김씨는 "뉴욕대 민주당 학생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한인은 내가 유일하다. 왜 혼자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결국 내가 안 하면 누가 하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치 참여에 관심 있는 친구들을 만나 교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팀 김씨는 "한인 대학생들도 변화가 필요하다. 캠퍼스 내 사회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한인 학생들이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혼란 속 희망 본다=유학생인 카니 허씨는 "이민.비자 문제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학생 3명이 동시에 머리를 끄덕였다. 특히 비시민권자 학생들은 "취업비자 축소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졸업 후에도 미국에서 계속 살고 싶은데 취업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학생은 "어쩌면 우리 사회의 민낯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지금의 현실이 필요하다는 희망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 혼란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이태곤씨는 "최순실게이트 부끄럽다. 하지만 부족함을 깨달아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유학생들도 정치에 관심 많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사회 잘 몰라=한인들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주 LA.오렌지카운티 출신인 데이비드 최씨와 팀 김씨 유진 정씨는 "한인회 등 한인 단체에 대해 단 한번도 들어본 적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젊은이들을 향한 한인 단체들의 아웃리치가 부족하다. 시민참여센터의 경우 대학생 콘퍼런스에 참가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먼저 해 왔다"고 말했다.
뉴욕대에 재학 중인 샘 김씨는 "한인 단체들이 기금 모금 등을 많이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들어보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한인 단체에서 봉사하고 싶냐는 물음에 이들은 "물론이다. 하지만 기회도 없었고 방법도 모른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희망 없어 자살 선택 늘어=최근 한인 대학생들의 자살 증가 현상에 대해서는 "힘들어서 우울해서 희망이 없어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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