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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의 추억의 프로야구] 살아있는 전설 '무쇠 팔' 최동원

지난 22일 한국야구의 메카인 성동원두(동대문 야구장)가 아닌 목동 야구장에서 고교야구의 인기 부활을 위해35년 만에 경남고와 군상상고가 1976년 청룡기 결승전을 재현해 보이는 ‘레전드 리매치’ 경기를 가졌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끌었던 인물은 바로 이 결승전에서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타자들로 부터 20개의 삼진을 뺏으며 완봉승을 거두며 모교 경남고를 정상에 세운 최동원 투수였다.

몇 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은 후 투병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의 모습이었지만 무척 수척해 보였다. 식이요법으로 체중이 줄어 들었다고는 하지만 보는 이의 마음은 몹시 안타까웠다.

 세월과 병 앞에서는 항우(項羽)장사 도 별수 없다는 말이 갑자기 떠 오르게 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야구 마운드 뿐 아니라 세계야구 무대를 호령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 간 데가 없어서 가슴이 무척 아팠다.



 그야말로 한국야구의 자존심이었던 투수였는데 말이다. 참으로 좋아하던 후배였다. 최동원 투수와는잊지 못할 좋은 추억도 가지고 있다. 내가 월간 야구 기자시절 탤런트 김희애가 막 한국화장품 모델로 데뷔했을 당시 부산에서 동계훈련을 하고 있던 최동원을 찾아가 두 사람이 함께하는 특별 취재를 했었다. 그 당시 이성교제 문제가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라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몇 분간 생각할 여유를 달라고 하더니 흔쾌히 취재를 수락 해 주어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그 때 그 고마움을 아직도 간직하며 살아 가고 있다.

 삼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최동원 하면 떠 오르는 것이 얼굴에서부터 흘러 나오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자신감과 역동적인 투구 동작으로 뿜어 내는 빠른 볼과 낙차 큰 커브는 지금 생각해도 한국 최고의 에이스의 모습이다.

 오랫동안 야구계를 떠나 생활하던 그가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을 맞아 후배들을 지휘한다고 해서 빙그레 이글스 홍보실에 근무했던 나로서는 무척 반가웠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신문 지상을 통해 알게 되었고 빠른 회복을 개인적으로 빌었었다. 몇 년 사이에 프로야구 현장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 이종남 대기자도 간암으로 잃었고, 대한야구협회 심판으로 일하던 고교 동창은 당뇨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여러 명의 야구계 친구들을 잃었기 때문에 최동원의 야윈 모습과 박철순의 암 투병 이야기를 접할 때 마음이 편치를 않았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이 흐르는 세월과 질병 앞에서 명예와 부는 한 순간에 지나가는 인생의 한 장면에 불과 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이들 모두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가며 시대를 풍미하며 우리를 즐겁게 했지만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야구라는 드라마에서 보여준 화려하고 감동적인 승부의 장면들을 뒤로 한 체 무대 뒤로 쓸쓸히 사라져 가는 모습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날 경기에 참여 했던 경남고 출신 허구연 해설위원, 미스터 올스타 김용희,우경하 그리고 군산상고는 원조 콧수염 김봉연 극동대 교수, 원조 대도 김일권, 오리 궁둥이 김성한이 모교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서 고교야구 올드 팬들을 즐겁게 했었다. 최동원을 비롯해 이들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들 모두의 건강을 빌어 본다.
 
글·사진: 김태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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