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수상] 대화는 공감을 끌어낸다
엄대용 목사
마켓스퀘어장로교회
건전한 사회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대화를 통한 하나의 지향점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대화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대부분의 국가 대통령이나 수상들은 첫 선출 시 높은 지지율이 임기를 끝낼 때는 곤두박질치며 떨어진다. 그런데 퇴임 시에 반대로 더 많은 국민의 지지율을 받은 사람이 있다.
지난 1월 8년의 대통령 집권을 끝내고 퇴임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이다. 지지율이 무려 87%이었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높은 대중의 인기를 얻게 했을까.
룰라는 가난한 노동자 계급 출신이다. 어머니를 따라 산토스로 이주했다. 열 살 때까지 글을 배우지 못했다. 초등학교 4학년을 자퇴해 거리에서 구두를 닦고 땅콩을 팔았다. 18세 때 선반공으로 공장에 취직한 뒤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금속노조 위원장을 거쳐 노동자당(PT)을 창당했다.
룰라의 전력으로 인해 그가 대통령이 되자 반 시장정책을 우려했다. 하지만 룰라는 예상을 뒤엎고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폈다. 좌파 정치인이라는 시각에도 우파 의원 엔피케 메이리레스를 중앙은행 총재로 앉혔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진짜 서민을 위하는 길은 파이를 나누기보다 키우는 것’이라는 룰라식 실용주의를 펼쳤다.
국민복지·국가성장을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를 가리지 않고 대화를 하며 귀를 기울이고 힘을 모았다. ‘소통과 믿음’으로 일관했다. 재임 기간 중 670일을 지방 출장, 470일을 외국방문에 썼다.
‘가족지원 제도’를 만들어 빈곤 가정을 지원했다. 무조건 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고 예방주사를 맞아야만 주었고, 돈은 아빠 대신 엄마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가정 경제에 쓰라는 뜻인 것이다. 그의 재임 기간 중 1억9000만 인구 중 2800만 명이 빈곤에서 탈출했고, 3000만 명이 중산층으로 올라섰다.
덥수룩한 서민적 외모, 잘 웃고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룰라는 서민의 친구다. 소통뿐만 아니다. 그의 말과 행동이 일치했기에 신의를 얻은 것이다. 아름다운 그의 퇴장은 장기 집권자의 귀감이 되었다.
예수의 말씀이 힘이 있고 감동을 준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청중과의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식사하면서도, 길을 가면서도 대화하시고 말씀을 전하셨다. 많은 무리가 모여왔다. 얕은 산 높은 자리에 앉으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심령이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으니, 천국이 저희 것이 될 것이다.”(마태복음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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