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바이어들에게 자바 제품 진가 보여 주겠다"…내달 패션 박람회 여는 한인 의류업계 3인방
"재도약 위해 'LA 자바 브랜드' 경쟁력 높여야
트랜드 선도하는 미국 대표 의류 쇼로 키울 것"
다운타운 의류업계는 ‘자바시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도ㆍ소매상을 일컫는 ‘자버(jobber)’가 고유명사처럼 굳어졌다. ‘자바시장’은 미국 중저가 의류시장의 중심지다. 한창 호경기 때는 중남미에서도 바이어들이 뭉칫돈을 들고와 물건을 구입해 갔다고 한다. “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한인들이 이곳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40년 전 부터. 그렇게 역사가 쌓이며 수십개에 불과하던 업소는 수백개로, 이제는 천 단위를 헤아릴 정도로 급증했다. 많은 성공신화도 만들어 냈다. 이제는 글로벌 ‘패스트 패션’ 업체로 부상한 ‘포에버 21’도 이곳 출신이다.
‘자바시장’은 한인경제에 젖줄같은 존재다. ‘자바시장’이 잘 돌아가야 타운경기도 호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불경기는 이곳에도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40년’을 준비하려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경쟁력의 핵심은 ‘LA자바시장’의 브랜드 파워에 있다. 자바시장의 강점을 살리고 진면목을 알려 ‘의류시장 메카’의 명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LA페이스마트의 강용대 상조회장과 ‘스타쇼’료 잘 알려진 그린타이드 FT의 이승렬 대표는 이런 점에서 베짱이 맞았다. 그리고 내놓은 작품이 6월 13일과 14일 열리는 패션 박람회 ‘스타-페이스 런웨이 쇼’다. 여기에 의류협회가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다.
참고로 세 사람의 의류업계 종사 경력을 합치면 60년이 넘는다. 여성복 전문인 강 회장은 30년, 역시 여성복을 하는 김 회장은 24년, 남성복 전문인 이 대표는 12년째 의류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왜 패션 박람회인가.
강용대 “ ‘자바시장’ 전체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기다. 내외부 환경의 변화로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워야 활로가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인 의류업계가 의류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전국의 바이어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전국의 손님들(바이어)들에게 자바제품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자는 것이다.”
이승렬 “동감이다. 의류쇼는 바이어의 발길을 자바시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한인업소들이 노하우 공유를 통해 공존공생할 수 있는 방법도 찾는 계기도 될 수 있다.”
크리스토퍼 김 “ 사실 ‘자바시장’의 독자적인 의류쇼 개최에 대한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었다. 하지만 행사 노하우나 비용문제 등으로 개최가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 목적이 자바시장 전체의 활성화인 만큼 협회 차원에서도 적극 후원키로 한 것이다.”
-자바시장의 강점은 무엇인가.
“자바시장의 최대 장점은 신속성과 생산능력, 가격경쟁력에 있다. 미국에서 이만한 조건을 갖춘 곳은 없다. 여기에다 봉제,원단,의류 부자재 등 의류 생산에 필요한 조건들도 마련되어 있다. 이런 토양이 있기에 그동안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이다.”
-자바시장의 지위가 예날만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앞의 장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한 면이 있다. 대형 소매업체 납품 등 당장 수익이 되고 편한 길만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카피,덤핑 문제 등이 벌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다 보니 재고관리 시장으로서의 역할에만 머물렀다. 자바시장이 과거의 영향력을 되찾으려면 트렌드를 좇기 보다는 의류시장 트렌드를 리드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시장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자바시장 내에 토탈 마케팅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생산과 판매의 유기적 결합이 필요한 것이다. 유명 브랜드들이 많이 탄생해야 하고 큰 업체와 중소 업체들 간의 협력 구조도 필요하다.“
-이번 행사의 의미가 있다면.
“ 6월은 사실 의류쇼 업계에서는 비수기다. 어중간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사업적으로도 남는 장사가 아니다. 그러나 자바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우리 힘으로 해보자’ 것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계속 열 계획이기 때문이다. 자바시장 한인업소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번 기회를 통해 바이어들에게 자바시장 한인업계의 단합된 힘과 역량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이미 많은 리테일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행사는 LA페이스마트에서 열리지만 자바시장 전체의 행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모든 한인업소들에 문호가 열려있다. 참여를 원하는 업소들에게는 진짜 실비로 부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
-준비작업은 잘 되어가나.
“매주 화요일에 실무자 모임을 갖고 있다. 행사가 얼마 남지 않은만큼 업무를 분담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이미 바이어 5000여명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최소한 바이어 1만명여게 연락을 할 예정이다.”
-목표가 있다면.
“8월과 10월에도 행사 계획을 갖고 있다. 자바시장의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는 미국의 대표적 패션 박람회로 키우고 싶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의류 외에 다운타운의 모든 업소들이 참여하는 다운타운 전체의 축제로까지 만들고 싶은 것이 욕심이다.”
스타-페이스 런웨이 쇼는
'스타-페이스 런웨이 쇼'는 6월1314일 이틀간 LA다운타운 샌피드로와 14가 코너의 LA페이스마트에서 진행된다.
전문 모델들이 참석해 파티복주니어복여성복남성복 등 화려한 다운타운 패션을 선보인다.
또 14일에는 최근 LA페이스마트에 입점한 흑인 래퍼 '원지(Won-G)'의 청바지쇼와 아동복미시 패션쇼도 열릴 예정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원지의 청바지쇼엔 할리우드와 스포츠 스타들의 참석도 예상된다.
이 기간은 캘리포니아 마켓센터(CMC)의 패션위크 행사도 함께 열려 다운타운 전체가 들썩거릴 전망이다.
물론 소매업체 관계자들(바이어)이 주 대상이지만 볼거리로도 손색이 없을 듯.
주최측은 LA페이스마트의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캘리포니아 마켓센터를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고 밝혔다.
김동필 기자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