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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우상을 섬기지 말라

곽권용 목사/나성향린교회

구약성경의 율법에서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규정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땅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다 죽이라는 명령을 받은 것도 그들의 우상숭배 때문이었고 이스라엘이 바빌론에 멸망당한 것도 이 계명을 어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계명과 관련해서 이런 얘기가 구약에 있음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시리아에 나아만이란 장군이 있었는데 그는 문둥병자였다. 그는 자기 집에 있는 이스라엘 출신 여종에게 이스라엘 예언자 엘리사를 소개받았다. 그의 말대로 하면 병이 나을 것이란 얘기였다. 나아만이 이스라엘 왕에게 가서 자기 왕의 친서를 내밀었지만 이스라엘 왕은 나아만의 병을 고쳐달라는 편지 내용에 격분했다. 왕이 무슨 수로 문둥병을 고친단 말인가?

엘리사가 이 얘기를 듣고 나아만을 자기에게 보내달라고 했다. 엘리사는 나아만에게 요단강물에 일곱 번 몸을 씻으라고 했다. 그가 엘리사의 말대로 했더니 몸에 새살이 돋고 몸이 깨끗해졌다. 이에 나아만은 엘리사에게 "이스라엘 밖에는 온 세상에 신이 없음을 이제 알았다"고 말하며 엘리사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후로 자기는 "여호와 외에 다른 어떤 신에게도 번제나 희생 제사를 드리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종교의 자유가 있던 때도 아니니 그의 결단은 매우 특별했다고 하겠다. 요즘 말로 하면 '개종'을 한 것이다.

그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자기는 여호와 이외에 다른 신에게 절하지 않겠지만 시리아의 신하로서 왕이 림몬 신에게 절할 때는 그를 부축해서 같이 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곧 우상인 림몬 신에게 절한다 해도 그것은 자신의 의사가 아니므로 그 사정을 이해해달라는 얘기였다. 이에 엘리사는 요즘 말로 '통 크게' 대답했다. "걱정 말고 가시오." 그는 나아만이 우상에게 절해도 괜찮다고 말한 셈이다.



요즘 뉴스는 온통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과 그에 따른 참변 얘기이다. 전례 없는 대지진과 해일이 일어나 일본의 전 국민이 사투를 벌이는 판이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 전 세계에서 애도와 도움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때에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의 원로목사가 이 참사를 일본 사람들의 우상숭배와 무신론과 물질주의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고 말했다. 무신론과 물질주의는 일본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니 이 분은 일본종교 신도(神道)를 문제삼았던 모양이다.

우상숭배는 구약과 신약을 막론하고 성경이 금하는 죄다. 하지만 전례 없는 참변으로 말할 수 없이 고통당하고 있는 백성을 가리켜 굳이 '지금' 그 말을 했어야 했을까? 이 말을 하고 싶었어도 나중에 사태가 수습된 후에 할 수는 없었을까? 성경이 우상숭배 금지 못지않게 강조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남을 심판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물론 목사는 세상이 잘못된 길로 가면 엄히 경고하고 눈물로 외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 경고와 외침에 긍휼과 동정의 눈물이 담겨 있어야 그는 참 예언자다. 더욱이 그분 집안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그는 이 경고를 집안에 먼저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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