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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서류미비 이미자의 무너진 꿈

곽건용 목사/나성향린교회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꿈을 가진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까 불행한 사람일까? 꿈을 이루기 위해 석 달 동안 4000㎞를 걸었는데 마지막 남은 35㎞를 가지 못하고 죽었다면 그는 불행한 사람일까?

열일곱 살 이라크 소년 비랄이 프랑스 칼레까지 4000㎞를 걸어간 이유는 영국으로 이민 간 애인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 순진한 꿈을 이루기 위해 그가 겪은 일은 참으로 고통스러웠다. 트레일러로 밀항하려는 시도가 실패하자 그는 영국해협을 헤엄쳐서 건널 요량으로 동네 수영장에 갔다가 수영코치 시몬을 만났고 둘은 우여곡절 끝에 엮였고 시몬은 서류미비자인 비랄을 하루 밤 재워줬다는 이유로 경찰의 감시를 받는다. 비랄은 시몬에게 수영을 배워 해협횡단에 도전하지만 영국 해안경비대에 발각되어 도망치다가 익사한다. 시몬은 출국금지명령을 어기고 영국으로 건너가 비랄의 애인을 만나 그의 죽음 소식을 전한다.

프랑스의 필리페 리오레 감독의 2009년 영화 '환영(Welcome)'의 줄거리다. 제목이 '환영'이지만 영화에서 비랄을 환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서류미비 이민자 문제를 다룬 이 영화는 개봉되자마자 화젯거리가 됐다. TV 토론회도 열렸고 법개정도 추진됐지만 결과는 용두사미로 끝났다. 서류미비 이민자 문제는 미국에서도 중요한 사회문제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공약에 이민자들이 무더기 표를 줬지만 그는 지난 2년여 동안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작년 말에 '드림 법안'도 부결되었다.

부모의 성격과 체질은 유전자를 통해 자녀에게 유전된다. 꿈도 후대에 유전될까? 된다면 어떤 경로로 유전될까? 예수는 하나님 나라가 땅위에 이루어지는 꿈을 꿨고 그 꿈을 이루려 애쓰다 십자가에 달려 죽임당했다. 그분이 꿈꾼 하나님 나라를 여러 가지로 묘사할 수 있겠지만 '장벽 없는 세상'도 그 중 하나리라. 유대인과 헬라인 남자와 여자 주인과 종 사이뿐 아니라 '옛날 이민자'와 '지금 이민자'를 가로막는 장벽이 없는 사회가 이뤄진다면 하나님 나라에 한걸음 다가서는 것이리라.

비랄은 영국해협을 건너지 못하고 죽었지만 그의 꿈은 출국금지령을 어기고 영국으로 날아가 그의 애인을 만난 시몬을 통해 이루어진다. 결국 그도 비랄과 같은 꿈을 꾸게 된 것이다.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비랄이 망망대해에서 홀로 수영하는 장면이다. 서류미비 이민자들의 외로운 처지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비랄과 같이 수영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그의 꿈이 이루어진다.

서류미비 이민자의 문제는 서류 갖춘 이민자가 같이 풀지 않으면 절대 풀 수 없다는 메시지로 들리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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