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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남편 사업 안 되는데 위로 어떻게 하나

Q: 남편이 사업 거래처 수금이 너무나 안 돼서 한숨으로 퇴근하는 날이 많습니다. 잘될 거라고 위로하지만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요.

A: 사업하는 사람이 물건을 주고 수금이 착착 잘되면 그 사람은 고민이 없겠죠. 공장을 지어서 제품을 생산해 놓으니 날개 돋친 듯이 팔리면 얼마나 좋겠어요. 내가 주식을 사면 계속 오르기만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내가 집을 사려고 마음만 먹으면 아파트 가격이 뚝 떨어지면 얼마나 좋겠어요. 애가 학교에 가서 공부 일등하고 서울대 들어가고 고시공부 해서 한 번에 척 붙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이세상이 그렇게 됩니까? 안 됩니다. 그럼 내가 바라는 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인가요 비정상인가요?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정상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라면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어도 괴롭지가 않아야 됩니다.

뭐든지 다 마음먹은 대로 뜻대로 다 되면 인류 문명이 발전했을까요? 몸이 아플 때 아무 풀이나 먹고 나아버리면 약초니 독초니 하는 구분이 필요 없습니다. 약이 되는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으니 그걸 찾는 노력이 필요하지요. 모든 인류 문명은 이렇게 안 되는 속에서 발전되어 왔습니다. 인류 최초의 사람들은 돌을 도구로 썼습니다. 돌로는 풀은 벨 수 있었지만 나무는 벨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초의 인류는 초원지대에서만 살았지요. 그러다가 철기가 나왔고 그 철기 덕분에 인류 문명은 한 단계 발전했습니다. 돌로 굵은 나무가 베어지면 굳이 제철을 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세상은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고 진실입니다. 그렇다면 길은 두 가지입니다. 뜻대로 안 되니 그만두는 게 한 가지 길이고 안 되는 데서 되도록 하기 위해 연구하는 다른 한 길이 있습니다. 연구하고 노력한다면 앞으로 발전할 것이고 노력은 안 하고 내 뜻대로 되기만 바란다면 좌절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남편이 수금이 잘되게 연구할 수 있도록 아내로서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나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남편이 수금을 못 하고 술 마시고 걱정하는 것은 내가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금 못 하는 남편을 보고 내가 신경질이 난다 하면 그것은 남편 인생에 내가 간섭하는 것입니다. 그저 밥만 먹고 살아도 된다 하면 '당신이 알아서 하세요' 하고 남편에게 맡기세요. 그런데 내가 생각해 보니 내가 남편보다 수금을 더 잘할 수 있겠다 싶으면 내가 나서서 한번 해보는 것 또한 한 가지 방법입니다. 본인이 남편 회사의 수금사원으로 취직해 수금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세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남편이 하는 일을 보고 내가 괴로울 때 해결하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수금을 잘하든 못 하든 이렇든 저렇든 그것은 남편 일이에요. 그걸 가지고 내가 염려한다고 도움이 안 됩니다. 남편 옆에서 잔소리를 해봐야 부부 갈등만 가져오고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러니 이런 일은 우리 남편이 알아서 잘할 거다. 술을 먹든 뭘 하든 당신만 믿으니 당신이 다 알아서 해라. 나는 뒷바라지만 열심히 하겠다. 밥 달라면 밥 해주고 빨래 해달라면 빨래 해주고 원하는 대로 다 해줄 테니 사업은 당신이 알아서 하십시오 이렇게 선을 딱 그어줘야 됩니다.

그런데 수금하는 것도 중요한 사업인데 남편이 연구도 안 하고 노력도 안 하는 것 같고 가만히 보니 내가 하는 게 더 낫겠다 싶으면 남편하고 의논해서 그 일을 내가 한번 해보는 겁니다. 그래서 이걸 계기로 내가 열심히 연구해서 유능한 영업 사원이 되면 이 문제가 해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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