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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감사할줄 알고 욕심 버려야

예술가로서 오랫동안 저의 관심은 내 작품을 통해서 어떻게 나의 독창성을 발견하고 인식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랜 세월 많은 훌륭한 예술가에게 영향을 받아왔는데 그 영향을 너무 오랫동안 지녀온 것 같습니다. 그동안 받은 영향들을 떠나보내고 내 독창성을 알아차리고 싶은데 그것에 대한 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배움은 일정 기간 유지해야 됩니다. 그다음에 자립을 해야 돼요. 어릴 때는 부모가 돌봐줘야 하지만 사춘기가 넘으면 자립을 시도해야 되고 성년이 되면 완전히 독립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사춘기를 넘기고 성년이 될 때까지 부모에게 보살핌을 받아버리면 자립이 안 돼 결국 마마보이가 되어버립니다.

지금 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세월이 흘러 저절로 자신도 모르게 그 스승의 예술 세계를 계승하든지 둘째 일찍 독립해서 자기만의 세계를 스스로 구축하는 길입니다. 하지만 스승의 영감을 받아 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걸 떠나 자기대로 하고 싶어 한다면 이런 것을 욕심이라고 합니다. 지금 욕심을 내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이 없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부모는 나를 보살펴주는 존재이기도 하고 나를 속박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보살핌은 받고 속박은 안 했으면 좋겠다 자꾸 이렇게 생각합니다만 인간관계에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부모 자식 간이 아니라 이 세상 어떤 관계에도 보살핌을 받을 때는 반드시 보살펴준 사람이 요구하든 안 하든 결국 갚아야 할 빚이 있습니다. 보살핌을 받았으니 은혜를 갚아야 된다고 생각하면 부모가 속박으로 느껴지지 않지만 보살핌만 받고 간섭은 안 받겠다고 한다면 부모가 나를 속박하는 걸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은혜를 입은 부모를 은혜를 입은 스승을 원망하게 되는 이런 불행이 자꾸 생기는 것입니다. 부모는 낳아주신 것만으로도 키워주신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마음을 내야만 이것이 보금자리로만 작용하고 속박으로는 작용하지 않게 됩니다. 그것처럼 내가 스승의 영감과 영향을 많이 받았으면 그것을 감사히 생각하고 그 기초 위에서 열심히 하면 되지 스승의 그늘에서 빨리 벗어나야겠다 이런 생각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본인이 스승 밑에서 배웠는데 그걸 떠나 자기 독창성을 가지려고 한다면 그것이 어떻게 금방 이뤄지겠습니까? 그러니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창조는 모방에서 일어납니다. 그림이나 조각에서도 100% 완전히 새로운 게 생기는 게 아닙니다. 10명 것 모방하고 20명 것 100명 것 모방하다 보면 뒤섞이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게 창조가 되는 겁니다. 이게 인류 역사입니다.

그러니 오리지널의 기준에서 보면 잘못한 게 되고. 다른 각도에서 보면 창조가 되는 겁니다. 즉 모방하지 않고서는 창조는 없습니다. 모방을 해나가다가 거기서부터 창조가 일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은 영향 받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기초로 해서 새로운 세계에 대응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창조력이 생긴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공부할 때는 순수한 마음이라야 깊이 들어갑니다. 욕심을 내면 자꾸 기교를 피우려고 하거든요. 자꾸 이것저것 배워가지고 적당히 섞으려고 하면 이것도 저것도 안 된다는 말입니다. 예술을 하는 분이니 좋은 것을 본받았다 하면 거기서 빨리 독립하려고 하지 말고 그걸 그대로 고맙게 생각하고 받아들이세요.

처음 배울 땐 좋았는데 이거 내 것이 아니지 않은가 내 것은 없지 않은가 독창성이 없지 않느냐 빨리 나도 나만의 세계를 가져야지 하는 이런 생각은 욕심입니다. 이렇게 하면 이것은 계승도 안 되고 창조도 안 되고 죽도 밥도 안 됩니다. 그러니 욕심 내지 말고 꾸준히 해나가면 조금씩 창조성이 생겨나게 되고 내 것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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