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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변질되가는 어머니의 사랑

전달수 안토니오/성 마리아 성당 주임신부

학생 시절 논리학 강의 중에 보편 명제를 다룰 때 이런 주제가 있었다. "어머니는 자기가 낳은 아이를 사랑한다." 이것이 "인간은 죽는다"처럼 보편 명제가 될 수 있는가 없는가 라는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 기억이 난다. 교수를 비롯하여 반 분위기는 보편 명제로 삼아도 타당하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내가 지금도 그 주제를 기억하고 있는 것은 어릴 때부터 늘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기도 하지만 주위의 많은 어머니들의 헌신적인 사랑에 깊은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6.25 전쟁이 끝나고 모두가 어려움을 당할 때 자녀들을 사랑하는 어머니들의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마을에서 큰 불이 났는데 아이를 살리려다가 화상을 입은 여성을 보았다. 그 여성은 죽을 때까지 화상으로 인한 흉한 상처를 지니고 다녔지만 그 집의 아이들은 자기들 어머니에게 너무 잘 하는 것을 보고 마을사람들은 효자들이 났다고들 했다.

자기들의 깨끗한 얼굴들은 모두 어머니의 화상 덕분이기 때문에 더 더욱 효성을 다했을 것이다.



이런 것 외에도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들 특히 어머니들의 사랑 이야기는 가끔 들을 수 있다. 양주동 박사가 지은 "나실 제 괴로움"으로 시작하는 어머니의 노래를 떠올리지 않아도 어머니의 자녀 사랑 이야기를 듣거나 실제로 그런 모습들을 볼 때 늘 마음이 편안하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곤 한다. 부모의 사랑을 구분할 수는 없겠지만 자녀에 대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의 강도를 잠시 비교해 본다면 모든 엄마들은 아이를 아홉 달 동안 몸 안에 품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들보다도 어머니들의 사랑이 더 지극하다고 한다. 사실이라고 본다. 더구나 감정이 풍부한 여성들이니 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어찌 된 셈인지 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한 탓인지 어떤 사람들의 말대로 말세를 사는지 모르지만 대학 1학년 때 논리학 시간에 다루었던 그 주제 즉 "어머니는 자기가 낳은 아이를 사랑한다"는 말은 보편적 명제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가 낳은 아이를 버리는 엄마들이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고는 죽이고 가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모텔에서 아기를 낳고는 두고 버리고 간 엄마도 있고 아이를 낳아서는 부잣집 대문 앞에 놓고 가버린 엄마도 있다는 뉴스를 들을 때 심히 마음이 아프다.

오죽 했으면 어미로서 이런 비윤리적이고 어처구니 없는 짓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들의 고민을 좋게 이해해 보려고 하나 정신이 혼미해진다. 자기가 낳은 아이를 유기하는 무책임한 행위는 마땅히 비난받아야 하며 그런 엄마들이 평소에 미혼모를 돌보는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거나 교회나 행정기관에 문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안타까운 일들을 보면서 인명경시 풍조가 하루 빨리 사라지도록 참다운 윤리관과 폭넓은 홍보가 널리 확산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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