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성인 자식에게 정 끊으세요"

Q 아들과 딸이 30대입니다. 그런데 둘 다 취직 시험 공부를 4년씩 하고 있는데도 취업에 매번 실패합니다. 둘 다 성실히 공부하고 머리도 나쁜 편은 아닌데 안 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남편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아 그전에 둘 다 결혼을 시키고 싶어합니다. 그런 남편과 자식들 사이에서 제가 괴롭습니다. 아들은 멀리 떨어져 공부하고 있어서 아들 생각을 하면 엄마 밥도 못 얻어먹고 있는 게 너무 불쌍하고 딸은 딸대로 집에서 밥 얻어먹는 게 얼마나 서러울까 싶습니다.

A 성인이 된 자식에게는 정을 끊어주는 게 자식에게 도움이 됩니다. 나는 자식을 위해 기도도 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러한 나의 행동이 자식한테는 억압이 되고 무거운 짐이 됩니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관심을 꺼주세요. 취직 시험을 보든 말든 결혼을 하든 말든 스무 살이 넘었으니 자기 인생 자기가 알아서 살게 내버려두세요. 일절 관여를 하지 마세요. 애정을 갖지 말라는 게 아니라 간섭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다른 집 애들 보면 벌써 그 나이에 사고 쳐서 감옥 가 있는 자식들도 있습니다. 또 결혼해서 애 둘쯤 낳아놓고 이혼해서 손자 손녀를 할머니한테 보내놓은 집도 주위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럴 바에야 결혼 안 하는 게 잘한 겁니까? 못한 겁니까? 잘한 겁니다. 그 나이에 사업한다고 시작해서 처음에는 잘되다가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부도가 나고 사업 망해서 부모 돈까지 다 없애버린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재직 중에 자식을 결혼시키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마음입니다. 남편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부조를 많이 했으니 자신이 직장 다닐 때 자녀들이 결혼하면 부조금이 많이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부조금 그거 조금 더 받으려고 결혼 서두르다가 잘못해서 나중에 이혼하는 것보다는 부조금 안 받는 게 훨씬 낫지요. 하지만 그런 남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해야 됩니다. '여보 그런 생각 마세요.' 이런 말 하시지 말고 '당신 말이 맞아요. 하지만 일륜지대사라는 게 그렇게 생각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게 어디 아무나 길가는 사람 잡아서 결혼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렇게 남편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여주세요.

그리고 자식들한테는 '결혼을 하든 안 하든 그건 너희 자유이지만 우리 집 조건과 아버지 형편이 그래도 아버지가 직장이 있을 때 결혼하면 부조금이 더 들어오니 너희한테 도움이 될 거고 아버지가 퇴직하고 결혼하면 그만큼 형편이 어려워지니 하려면 조금 일찍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라고 설명하세요.

그리고 결혼과 취직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남자가 직장이 버젓하게 있어야만 여자가 그 남자하고 결혼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닌 이기심만 가지고 결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식으로 결혼하기 때문에 부부 관계가 이기심으로 맺어지지 사랑으로 맺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지금 부모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어려울 때 동지를 구해야 오래 가지 좋을 때 동지를 구한다면 나빠질 경우 금방 헤어집니다. 그런 걸 어리석다고 하는 겁니다. 지금 그 부조금 조금 더 받으려는 생각에 결혼 서두르는 것도 어리석은 것이고 직장을 번듯하게 구한 다음 결혼시킨다 할 때 그 직장 번듯한 것 때문에 결혼하는 여자는 다음에 새로운 화를 불러오기 때문에 그것 역시 어리석다고 합니다.

그러니 나의 기도는 '우리 아들딸 지금 잘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면 됩니다. '우리 아들딸이 현재 아무 문제없다. 잘되고 있다. 이렇게 잘되게 해주셔서 부처님 감사합니다. 감옥도 안 갔지 이혼해서 애도 안 데려왔지 아직도 건강하지 사업 부도도 안 냈지 착하다 우리 아들딸아.'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부처님께 감사 기도를 하십시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