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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접고 일본 가는 박찬호…빅리그 17년간 남긴 것

아시아 투수 최다 124승
시속 100마일의 광속구
벨처에 가한 '이단 옆차기'

박찬호(37).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코리안 특급'이 따라 다녔다. 시속 100마일의 광속구를 뿌리며 덩치 큰 빅리그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 세울 때 한인들은 짜릿함을 넘어 한국임을 자랑스러워하기까지 했다.

LA 다저스를 떠나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후로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박찬호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 17년간 빅리그를 누비며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지난 19일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계약으로 이제 일본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설계하게 된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남긴 업적은 대단한 것이었다.

개인 통산 124승(98패)을 거둬 역대 아시아 투수로는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게 분명해 보인다. 박찬호만큼 오랫동안 선발로 뛸만한 아시아계 투수는 현재 없다. 날고 기는 이가 많은 가운데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 통산 다승 순위에서 20위에 올라 있다. 통산 2천 이닝에 7이닝이 모자란 채 마친 투구이닝은 현역 투수 중 17위에 해당한다.

전성기 때 광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였던 박찬호는 탈삼진에서도 괄목할만한 금자탑을 쌓았다. 17년간 기록한 탈삼진 1715개는 현역 투수 중 9위 역대로는 104위에 해당한다.

다저스 시절이던 2000년과 2001년에는 탈삼진을 각각 217개 218개씩 잡아내 내셔널리그 이 부문 2위 3위에 올랐다. 9이닝당 탈삼진 숫자는 7.745개로 역대 38위에 랭크 메이저리그를 거쳐 간 수천 수만의 투수 중에서 박찬호를 가장 빛나게 한다.

1994년 다저스부터 올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까지 7팀을 거치는 동안 등번호 61번을 고수 '61번 하면 박찬호'를 계속 떠올리게 한 것도 적지 않은 수확이다.

삼진도 많았지만 몸에 맞는 볼도 적지 않았다.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20개 17개를 던져 리그 1위를 차지하는 등 통산 138개로 현역 투수 중 3번째로 몸에 맞는 볼이 많았다.

홈런과 악연도 잊을 수 없다. 통산 230개 홈런을 맞아 이 부문 역대 134위에 오른 박찬호는 유독 기억에 남는 홈런을 자주 허용했다.

1999년 4월2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경기에서는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한 이닝에 연타석 만루홈런을 맞고 진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배리 본즈(당시 샌프란시스코)의 기록적인 홈런 행진이 이어지던 2001년에는 본즈에게 71호 72호 홈런을 잇달아 맞고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헌납했다.

2001년 생애 처음으로 밟은 올스타전에서는 그해 은퇴를 선언한 '철인' 칼 립켄 주니어에게 홈런을 내주기도 했다.

1999년 에인절스 투수 팀 벨처에게 가했던'이단 옆차기'는 박찬호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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