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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 부처님 가리키는 10 가지 이름

이원익/태고사를 돕는 사람들 대표

부처님의 본래 이름은 고타마 싯다르타다. 고타마가 성이고 싯다르타가 이름인데 나중에 크게 깨쳐서 부처님이 되신 후 샤캬 족 출신의 거룩한 분이라는 뜻에서 샤캬무니 곧 석가모니라고 불렸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생전에 마흔 다섯 해 동안이나 여기저기를 다니시며 설법을 하시면서 당신을 곧잘 '타타가타'라고 칭하셨다. 이 말은 본래 '이렇게 온 분'이란 뜻으로 인도 사람들이 '나는'이라고 말하는 대신 '여기 온 이 사람은' 하고 자신을 조금 에둘러 가리키는 일반 대명사였던 것 같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거룩한 분들이 자신을 일컫는 통칭이 되었던 것 같은데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설법 중에 당신을 가리키는 말로 이 말을 쓰셨다.

이리하여 이 말은 부처님을 가리키는 고유한 칭호로 굳어졌는데 이를 한자의 뜻으로 옮긴 것이 여래(如來)다. 부처님을 가리키는 말로 세존(世尊) 또는 불세존(佛世尊)이란 말도 자주 쓰인다. '세상에서 존귀하신 분'이란 뜻이다. '바가바트' 등 몇 가지 인도 말에 해당하는 한문 번역어이다. 부처님은 신이 아니며 삼계도사(三界導師) 사생자부(四生慈父) 즉 이 세상을 이끄시는 큰 스승이시며 모든 생명의 자애로우신 어버이라고 하신다. 왜 신이 아닐까? 내 생각에 누군가가 인간의 선생님이 되고 인간의 부모님이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부터 일단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일 것 같다. 짐승이어서도 안 되겠지만 눈에 안 보이는 허깨비 같은 허황한 존재여도 사람의 진정한 스승이나 자애로운 어버이가 되기에는 좀 곤란할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이 밖에도 부처님을 가리키는 별칭은 많다. 여래와 세존을 포함하여 여래십호라고 하는 열 가지의 이름이 대표적인데 이왕 말이 나왔으니 나머지 여덟 가지도 하나씩 짚어 보자.



응공(應供)이란 말이 있다. '대접 받을 만하신 분'이다. 내가 돈 내어 밥을 사 드려도 하나도 안 아까운 분 아니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기회만 주신다면 정성들여 꼭 대접해 드리고 싶은 분이 응공이다. 응공의 본디 말은 아르하트 즉 아라한이며 더 이상 공부하실 게 없는 분이시니 무학(無學)이라고 새기기도 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가끔 응공 같아 보이지도 않으신 분이 돈이 없으신 것도 아닌데 어디 가면 같이 먹고도 으례 밥값 낼 생각을 않는 분도 없지 않다. 전생에서부터 이미 응공이 되어 나오셨는데 우리가 미처 못 알아보는 건지 다음 생에 응공을 예약해 놓으시고 음식은 공짜로 미리미리 얻어 드시는 건지는 알 수가 없다. 그 밖에 부처님은 무엇이든지 두루 바르게 아시는 분이므로 정변지(正遍知)이시며 앎과 행동이 밝고 완벽하게 일치하므로 명행족(明行足)이시다. 그리고 잘 살기만큼 어려운 게 또한 잘 죽기 아니겠나. 그 분은 드물게 잘 돌아가신 분으로서 선서(善逝)가 되시어 이천 500년이 더 지나도록 그 끼치신 바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분이시다.

또한 부처님은 세상 이치를 잘 알고 계시는 세간해(世間解)이시며 아무도 그 분을 능가할 수 없는 최고봉 즉 무상사(無上士)이시다. 그런가 하면 사람을 잘 다루고 부리시는 조어장부(調御丈夫)라는 칭호가 따라붙는다. 이리하여 부처님은 하늘과 사람이 함께 모시는 공통의 스승님이 되셨으니 신도 인간도 이 천인사(天人師) 앞에서는 한낱 따라 배워야 할 학생일 뿐이다.

이상의 열 가지 별호로도 미흡하다면 그대는 어떤 칭호를 하나 더 받들어 올리고 싶으신가? 꼭 한문일 필요도 없고 길어도 짧아도 좋겠지. 순수한 한국말이든 그 어느 나라 말이든 무슨 상관이랴? 나만이 소중히 부르는 그리운 내 님의 이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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