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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 기자의 현문우답] 진정한 공덕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요

인생은 짧은 꿈에 불과…뿌듯함 없어야 '유공덕'

#풍경 1:중국의 도오 선사는 오랫동안 방문을 닫은 채 참선만 했죠. 아무도 그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한 사람만 빼고 말이죠. 바로 호떡 장사였습니다.

호떡 장사는 매일 호떡 10개를 도오 선사에게 공양했습니다. 그런데 이튿날이면 도오 선사는 어김없이 호떡 하나를 되돌려 주었죠.

그러면서 "내가 그대에게 호떡 하나를 주어서 공덕을 쌓노라"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런 일이 몇 해나 계속됐죠. 하루는 호떡 장사가 물었습니다. "아니 스님. 이 호떡은 제가 드린 겁니다. 그런데 그걸 다시 주면서 어째 제가 아닌 스님께서 공덕을 쌓는다 하십니까."

이에 도오 선사가 말했습니다. "네가 가지고 온 것을 네게 돌려주는데 무엇이 잘못됐느냐."

#풍경 2:고우 스님을 아세요? 한국 불교의 대표적 선지식이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도에 있는 갠지스강의 모래알이 얼마나 될까요.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만큼 또 갠지스강이 있다고 합시다. 그리고 그 강들의 모래알은 또 얼마나 될까요. 그 모래알 수만큼의 봉사를 하더라도 아무런 공덕이 없는 겁니다."

흔히들 말하죠. "공덕을 베풀어라" "공덕을 쌓아라." 그런데 고우 스님은 갠지스강의 모래알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공덕을 베풀어도 결국 '무(無)공덕'이라고 합니다.

도오 선사에게 호떡 장사가 1년간 올린 호떡 수는 얼마나 될까요. 3650개입니다. 그걸 3년간 올렸다면 무려 1만 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도오 선사는 그 중 하나씩만 다시 내주고도 '유(有)공덕'이라고 했습니다.

유공덕과 무공덕 도대체 그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어째서 갠지스강 모래알 수만큼 많은 봉사에는 없던 공덕이 달랑 호떡 하나에는 있는 걸까요.

먼저 선(禪)의 세계를 알아야겠네요. 선의 세계에서 '인생'을 어떻게 볼까요. 그렇습니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이죠. 짧디 짧은 꿈입니다. 깨고 나면 없는 존재죠. 그래서 선의 세상에서 삶은 '허(虛)'가 됩니다. 원래 없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지고 볶는 이 삶 속에서 지지고 볶는 마음으로 주는 호떡도 '허'가 되는 거죠. 호떡이 1000개든 1만 개든 말이죠.

그런데 도오 선사의 자리는 다릅니다. 그는 허를 딛고 일어선 실(實)의 세계에 있는 거죠. 삶이 허임을 깨닫고 그 너머의 삶을 살고 있는 거죠. 꿈을 깬 '꿈 밖의 세상'에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가 주는 호떡은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이죠. '허'가 아니라 '실'인 거죠. 그게 호떡에 공덕이 있는 까닭입니다.

복잡한가요? 실은 간단합니다. '호떡을 줬다'하는 뿌듯함이 내 마음에 남으면 호떡은 '허'죠. 반면 '호떡을 줬다'하는 뿌듯함조차 없으면 호떡은 '실'이 되죠. 마음이 있으면 무공덕 마음이 없으면 유공덕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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