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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나오미와 룻, 이상적인 시어머니와 며느리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즉 고부(姑婦) 간의 갈등은 가정불화 원인의 3위를 차지할 만큼 여전히 고질적인 사회병폐 가운데 하나이다. 더군다나 한국 농촌 남자들에게 시집 온 동남아 신부들이 온갖 학대를 당하는 기사를 심심찮게 본다. 구약성서는 타국의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에서 꽃 핀 한 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시어머니 나오미와 며느리 룻의 이야기가 그러하다. 나오미의 애환서린 이력은 이러하다. 그녀가 모압 지방으로 이민간지 얼마 후에 그녀의 남편인 엘리멜렉이 죽고 두 아들인 말론과 기룐과 함께 남게 되었다. 그리고 그 두 아들은 모압 여자 중에서 아내를 취하여 결혼하였는데 그 하나의 이름은 오르바요 또 하나의 이름은 룻이었다. 나오미의 불행은 거기에서 멈추지 아니하였다. 그곳에 거한지 십 년 즈음에 나오미는 두 아들의 시신을 하늘이 무너지는 애절한 심정으로 거두어 마음에 묻어야 했다.

고대 근동사회에서 여인들의 보호자는 결혼 전에는 아버지요 결혼 후에는 남편이요 남편이 떠난 늘그막에는 아들이었다. 나오미는 자신을 보호해 줄 모든 안전장치가 제거되었으니 가장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그러기에 나오미는 자신과 같이 이제는 홀로된 두 자부를 "내 딸들아"라고 다정하게 불러서 친정으로 돌아가라고 권하였다. 평생 과부로 사느니 고향 땅 모압에서 새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나오미의 애정 어린 배려가 아니겠는가?

시어머니 나오미의 세 번째 설득에 룻은 진실된 효심으로 다음과 같이 청한다.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유숙하는 곳에 나도 유숙하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님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장사될 것이라."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했는가? 어쩌면 룻의 시어머니에 대한 구구절절 효심어린 고백은 언제나 딸처럼 대했던 나오미의 사랑에 대한 메아리가 아니겠는가? 나오미의 계보를 통해 예수님이 탄생하셨으니 나오미와 룻의 사랑은 결국 보다 큰 하나님의 사랑을 위한 전주곡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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