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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미국학교에 울려퍼지는 '태·권·도'

박상우/사회부문 기자

전세계를 통틀어 '코리아'를 대표하는 것은 무엇일까. '월드컵 붉은 함성' '김치' '불고기' '갈비'?. 아니다. 태권도다.

태권도를 모르는 세계인은 없다. 태권도를 통해 '하나 둘 셋'을 배웠고 '네 경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순 한국어를 배웠다. 가난했던 시절에도 대한민국에는 그렇게 멋진 태권도가 있었다. 특히 태권도는 일반인은 물론 각국 최고위 정치인과 스포츠.연예계 유명 인사들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태권도 전도사를 자처했다.

그들에게 태권도가 멋있는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번째는 이국적(exotic)이라는 점이다. 태권도에는 동양의 신비로움이 숨어있다. 사실 막싸움에서 '신기술'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서양인들은 주먹을 휘두르는 단순한 패턴을 보인 반면 태권도는 특이하게도 '발 사용'이 다르다. 내려찍기나 옆차기 뒤돌려차기는 실제로 아름다운 선을 그린다. 파괴력은 그 다음이다.



절도와 정신이 그 다음이다. 상대방을 무력으로 압도하는 것만 알고 있었던 서구인에게 '싸움 상대'에게 인사를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태권도는 겨루기를 할 때 먼저 인사를 한다. 때려 눕혀야 할 상대에게 몸을 조아리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특히 허리를 굽히는 행위는 정말 이상하다. 매일 정신 자세를 강조하고 공격만이 최선은 아니라고 못이 박히게 이야기 한다. '소울 가이드(soul guide)'.

펄럭이는 하얀 도복은 '미(美)'에 가깝다. 반짝이는 흰 도복에서 팔이 뻗고 다리가 휘돌아갈 때 나는 소리는 멋있다. '팍팍…짝짝'. 도복을 갖춰 입고 띠를 졸라매고 강렬한 눈빛에 고개를 숙인 '무사'의 모습은 동서양의 공통적인 신화에 가깝다.

하지만 태권도는 최근 수년 새 급격히 빛이 바랬다.

경제한파에 태권도는 휘청였고 우후죽순 생겨났던 태권도장 사이의 치열한 생존경쟁에 쓰러지는 도장이 늘어 났다. 이 상황에서 뜻밖의 기회가 찾아 왔다. 최근 LA지역 공립학교 내 태권도가 정규 체육 과정으로 채택됐다.

우선적으로 선택된 8개 학교에서는 이제 의무적으로 태권도를 접하게 됐다. 미 교육 시스템 속에서 저변 확대의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밥상은 차려졌으나 어떻게 맛있게 먹느냐가 문제다.

첫번째 아이들에게 올바른 태권도를 전수할 수 있는 '사범교사'들이 중요하다. 태권도 실력.리더십.의사소통 기술이 삼위일체 된 사범들 말이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매스터'다.

두번째 표본화된 학습과정을 통한 통일성있는 가르침이 필요하다. 여기저기서 태권도의 색이 다르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고유 정신과 발차기.품새 등 핵심은 같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 차원에서의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 LA지역 공립학교에 태권도가 정규 체육과정에 포함된 것 역시 LA한국문화원이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를 통해 문화원은 적극적인 태권도 홍보를 실시할 수 있었다.

다시 시작이다. 지난 50년이 중요했듯 앞으로 50년 또한 중요하다. 전미 각 학교에서 흰색 도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렁차게 '태~권~도'를 외치는 모습이 펼쳐진다. '한국혼'의 전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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