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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 음력으로 쇠는 불교 4대 명절

이원익/태고사를 돕는 사람들 대표

사람이 모여서 살아가는 곳이라면 이르든 늦든 어디서나 문화라는 것이 생겨나 꽃피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차차 절기의 순환을 알게 되고 해가 길어지고 짧아진다든지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살펴서 달력을 만드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리하여 명절이라든가 축제 기간 같은 것이 생겨나 자리잡히면서 시간의 흐름에 강약의 매듭을 주면 사람들의 정신과 행동은 한 차원 높게 간추려지고 가슴에는 한 무리 되어 헤쳐 나가려는 설렘의 맥박이 뛰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은 한 부족이나 민족 나라의 경계를 넘어 퍼져나가 커다란 문화권이 형성 되기도 하는데 때로 이웃 문화권에서 퍼져나오는 물결과 섞이기도 하고 맞부딪히기도 한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철이 들면서 왜 내 생일이 음력과 양력으로 각각 다른 날짜에 꼽아질 수 있는지 어느 날이 진짜 내 생일인지 의아해 한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라에서 기리는 현충일이나 제헌절 같은 기념일은 거의가 양력을 따르고 마을이나 집안에서 지키는 단오나 추석 같은 명절이라든가 제삿날은 음력이었다. 명절 하나만 보아도 눈앞에 놓인 세상은 단선이 아니라 색깔과 그늘이 영 다른 두 줄기 복선이었다.

그런데 미국에 오니까 이게 얼추 단선으로 파악 되었다. 메모리얼 데이나 추수감사절이 거의 같은 코드다. 그리고 여기선 한 줄기의 굵은 주류 문화에 여러 소수 민족의 문화가 색다른 가닥들로 함께 섞여 있다.

그래선지 사람들도 비교적 복선이 적고 단순 명쾌해 보인다. 자신감에서이겠지만 자기들 하고 색깔이 다른 문화에 대해서도 덜 배타적이며 포용하는 편이다. 이리하여 풍부하고 다양성이 있는 열린 문화 쪽으로 가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국익이나 세계 평화 각 문화의 주인공인 소수 집단들의 행복을 위해서도 참 좋은 일이다.

이런 미국 문화의 다양성에 빛깔을 보태면서 유태인들이나 중국인들이 하듯 우리 한국 불자들이 자기 종교의 명절을 지킨다는 것은 뜻있는 일이다. 하지만 음력으로 정해진 이 날들을 꼬박꼬박 챙기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교세가 아직 미약하고 불교도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전체적인 분위기가 잘 일지 않는 것이 일차적인 어려움이다. 그러나 이런 속에서도 부처님의 사대명절이라도 잊지 않고 그 날의 깊은 뜻을 새기는 것이 불자 된 도리일 것이다.

먼저 부처님이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신 사월 초파일이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나 홀로 존귀하다. 온 세상이 괴로움에 빠졌으니 내 마땅히 이를 건져 내리라.

고통에 허덕이는 사바의 중생을 구하러 오신 날이다. 불자들은 이날에 즈음하여 연등을 밝히고 절에 찾아가 부처님께 경배한다.

다음이 싯다르타 태자가 카필라 왕궁을 떠나 구도에 나서신 출가재일로서 음력 2월 8일이다. 나이 스물아홉이셨다. 이리하여 여섯 해의 뼈를 깎는 수행이 이어지고 샛별이 동녘하늘에서 반짝이는 순간 보리수 아래에서 위없는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셨다. 12월 8일 성도재일이다.

이렇게 서른다섯에 부처가 되시어 법을 전하신지 어언 마흔다섯 해 마침내 쿠시나가라의 두 그루 사라나무 사이에 여든이 된 고단한 몸을 누이셨다. 마지막 설법을 하신 후 돌아가시니 2월 15일 열반재일이다.

한국과 중국에선 이에 더하여 7월 15일 우란분절을 기념한다. 목건련이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고자 청했을 때 부처님께서 일러 주신 대로 조상들을 천도하고 스님들께 공양을 베풀어 올리는 날이다. 백중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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